CJ그룹 지주회사 전환 급물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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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CJ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지주회사를 새로 만들어 그 아래 식품.사료 회사, 엔터테인먼트 회사, 홈쇼핑 회사 등으로 지배 구조를 단순화하는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CJ㈜는 1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안건으로 상정하고 14일부터 주요 주주들을 상대로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열 계획이다. CJ는 이를 위해 우리투자증권을 통해 세부적인 전환 구도를 짜는 등 준비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CJ는 지난해부터 지주회사제 전환을 검토해왔다. 김진수 사장은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주가 변동을 보면 시장에서는 지주회사제를 선호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CJ도 가능한 한 빨리 지주회사로 변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사장에 따르면 CJ는 식품.사료 등을 판매하는 사업회사적인 성격과 CJ엔터테인먼트.CJ홈쇼핑 등의 지분을 갖고 있는 지주회사적인 성격이 혼재돼 있다.

CJ의 지주사 전환이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최근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를 통과하면서 지주사 전환 요건이 완화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존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상장 자회사 지분은 30%, 비상장 자회사는 50% 이상 가져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이를 각각 10% 포인트씩 완화하고 있다. 또 지주회사가 되기 위해서는 금융자회사를 팔아야 하는데, 이의 유예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렸다. CJ는 작년 초 CJ엔터테인먼트와 CJ모닝웰 합병, 6월 해찬들 흡수 합병 등을 거치며 자사주를 꾸준히 확대해 현재는 20%에 육박하기 때문에 지분율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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