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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격전 항로이탈 몰랐다”/KAL기 자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한국 인수… “진상규명엔 미흡”
【모스크바=김석환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14일 한국정부 대표단에 KAL기사건 자료를 전달했으나 진상규명에는 미흡한 것으로 밝혀졌다.
러시아가 제공한 자료를 검토한 한국대표단 자료를 검토한 한국대표단 단장인 장상현교통부차관은 『이미 우리측이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등과의 합동조사를 통해 밝혀낸 것과 유사한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위해서는 블랙박스 테이프 직접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옐친대통령이 한국측에 전달한 자료는 ▲격추되기 30분전까지의 조종실내 대화와 지상관제소와의 교신내용(3건) ▲안드로포프 당시 서기장에 대한 사건보고서(2건) ▲KAL기의 항적도 ▲블랙박스의 안팎을 찍은 사진 2장 ▲국방부·KGB·항공산업부의 전문가들이 작성한 보고서 등 12가지다.
이번 전달자료에 포함된 체브리코프 KGB의장,우스티노프국방장관이 83년 12월 안드로포프서기장에게 보낸 보고서에는 『사고 KAL기는 간첩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당시 소련측의 스파이 행위 주장과는 상반되고 있다.
한편 블랙박스에 기록된 조종실의 교신내용을 보면 조종사는 기록마감 1분전까지도(격추직전) 항로이탈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1분전 지상관제소와의 교신시도에서 『압력이 떨어지고 있다. 1만피트로 급강하중』이라는 내용을 알린 것으로 되어있다.<관계기사 4면>
이 전달자료에는 블랙박스는 그해 10월20일부터 30일 사이 일본해 1백80m 깊이에서 인양,모스크바로 송부됐고 분석 결과 사고 KAL기는 지정항로로부터 6백60㎞까지 이탈했으며 이탈항로는 소련군 방공부대에 의해 추적된 항로와 일치한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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