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영역 너무 어려워 충격 고루 좋은 등급받기 힘들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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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급제로 바뀌는 수능이 종전보다 더 어려웠다."

7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고3 학생들과 재수생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수능(11월 15일)에서는 표준점수와 석차백분율이 없어지고, 9개 등급만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서울고 3학년 김혁군은 "1교시 언어영역부터 너무 어려워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재수생 임모(19)군은 "지난해에도 6월 모의평가는 좀 어렵게 나왔던 것 같다"며 "하지만 등급제 수능에선 망치는 영역이 없어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어렵게 출제될 경우 골고루 좋은 등급을 받기 어렵다"고 걱정했다.

상당수 사립대는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위주 전형을 시행한다. 서울대도 수능 성적으로 모집 인원의 3배수를 뽑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험을 주관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양락 출제연구부장은 "출제경향을 꼼꼼히 살펴보고 부족한 영역에 대해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평가원은 7일부터 11일까지 문제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고 29일 채점 결과를 학생들에게 개별 통보할 예정이다. 평가원이 주관하는 모의 평가는 9월에 한 번 더 치러진다.

◆언어=지난해 수능보다 문항 수가 10개 줄었지만 문제 풀이 시간은 여전히 부족했다는 게 학생들의 반응이었다. 문학 지문이 줄어들고 비문학 지문들이 많이 나왔지만 정답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만만한 문항이 거의 없었다. 잠실여고 김인봉 교사는 "지문 길이는 과거보다 현저하게 줄어들었으나 질문 수준은 높아져 수험생들이 특히 어렵게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듣기 4, 5번 문항처럼 협상 전략과 관련해 복합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새로운 경향이었다.

◆수리=학생들이 쉽게 생각하는 수리 나형 문제가 지난해 수능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 이과 수험생들이 대거 수리 가형에서 나형으로 선택을 바꾸려는 경향을 염두에 둔 변화였다는 게 입시기관들의 지적이다. 남언우 EBS 대학입시전문위원은 "도형과 그래프를 강화하는 출제 경향이 이번에도 나타났다"며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등급을 제대로 구분하기 위해 난도가 높은 문제와 그렇지 않은 문제가 골고루 출제됐다"고 말했다.

◆외국어=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출제됐다. 그 결과 난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듣기 문항 중 업무평가서에서 잘못 표기된 것을 고르는 문항(11번)이나 마지막 말에 이어질 응답을 추론하는 문항(16번)은 까다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시된 지문은 주로 사회.문화와 관련한 것이었다.

◆탐구=지난해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사회탐구의 윤리, 세계지리가 이번에는 쉽게 출제됐다. 반면 지난해 상대적으로 쉬웠던 법과 사회, 정치는 다소 까다로웠다. 과학탐구에서도 지난해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물리Ⅱ, 생물Ⅱ가 이번엔 쉽게 출제된 반면 지난해 쉬웠던 생물Ⅰ은 다소 어려웠다.

메가스터디 이석록 평가연구소장은 "수험생들은 어떤 과목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지 말고 선택한 과목의 취약한 부분을 철저하게 학습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강홍준.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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