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박 광양담판 결렬/박위원/정계은퇴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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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자,동조탈당 방지 대책 부심
【광양=김진·이상일기자】 민자당의 김영삼총재와 박태준최고위원이 10일 최종담판에서 절중점을 찾는데 실패,박 최고위원이 탈당을 선언했다.<관계기사 3면>
이날 오전 최종설득을 위해 급거 광양에 내려온 김 총재를 맞아 3시간40분간 담판한 박 위원은 『최고위원직 사퇴와 탈당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당사무처가 이를 적절히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욱비서실장은 박 위원이 9일밤 최고위원직사퇴서와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박 위원은 정치를 하는 동안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는 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하고 『박 위원이 경제발전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데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그의 탈당을 기정사실화했다.
박 위원은 이에 대해 『총재께서 하신 말씀을 그대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한후 정계은퇴를 뜻하느냐는 질문에 『다음에 천천히 말하자. 차차 알게 되겠지』라고 말을 흐려 정계은퇴인지,탈당후 신당창당 합류인지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이에 따라 김 총재는 이날 오후 귀경,긴급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향후대책을 논의하는 등 박 위원 탈당여파의 최소화에 나섰다.
회의는 또 12일 당무위원·고문합동회의를 열어 수습대책을 논의키로 하는 한편 탈당 가능성이 있는 의원들을 집중설득키로 하고 최고위원은 당분간 공석으로 두기로 했다.
김 총재는 회의에서 『박 최고위원이 앞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박 최고위원의 정계은퇴를 기정사실화했다.
한편 박 최고위원의 탈당으로 박철언·김용환·이자헌·장경우의원도 조만간 동조탈당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5,6명의 민정계 의원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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