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국교수의LOVE TOOTH] 교정치료, 8~10세 때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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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치열교정을 원할까. 이런 단순한 질문에 많은 사람이 치열이 가지런하지 않음으로써 발생하는 건강상 이유보다는 단지 예뻐지기 위해 교정받기를 원한다고 답한다. 물론 미용은 치과 교정치료의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다. 기능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이 앞선다는 것은 인간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행위이기도 하다. 문제는 치열교정을 미용에 맞추다보니 치료 시기가 매우 늦어진다는 것이다. 실제 성인이 된 뒤에야 치열교정에 관심을 갖고 치료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너무 흔하다.

교정치료는 몇 살 때 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교정 의사에 따라, 또 부정교합 상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체로 조기에 시작할수록 유리하다는 점에 대해선 이견이 없다. 얼굴 및 턱뼈의 성장 부조화로 뻐드렁니 혹은 주걱턱 모양을 보이는 경우 조기에 치과 교정치료를 시작하면 이 같은 성장 부조화를 수정할 수 있는 폭이 훨씬 커진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가장 보편적인 치료 시작 시기는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새로 나기 시작하는 8~10세 정도가 적절하다. 이 시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턱뼈가 제대로 성장함으로써 영구치로 바꾼 뒤에도 치아가 가지런히 배열돼 아름다운 용모를 갖게 된다. 치료 기간의 단축과 치료결과의 상승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이가 훌쩍 중년에 이른 사람은 교정이 불가능할까. 실제로도 "마흔한 살의 두 아이 엄마인데 교정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라며 진료실을 방문하는 사람이 있다. 우선 질문에 답하기 전 나이 든 사람들의 구강 상태부터 알아보자.

우선 많은 사람이 잇몸 염증으로 잇몸뼈(치조골)가 파괴됐거나, 한두 개 치아 상실, 또는 새로 해 넣었을 수 있다. 게다가 전신적으로는 당뇨병.고혈압 등 성인병이 있는 경우도 있다. 다행히 현대 교정치료의 발달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한다. 잇몸뼈가 부족하다면 인조뼈로 복구시키고, 손상된 치아가 있으면 치아 성형과 병행해 치열교정을 받을 수 있다. 성인병이 있다면 내과의사의 협조를 받아 질병을 관리하며 치료에 들어간다. 성인에게 알맞은 교정치료법의 선택과 보완 치료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부정교합은 입냄새나 특이한 외모로 인해 타인이 먼저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험을 한 부정교합자는 자신의 입안 상태에 더욱 열등감을 갖게 돼 사회생활에 심한 불편함을 겪는다.

결론은 어느 연령층에서도 교정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어린이는 일찍 전문의 진찰로 적절한 치료 시기를 선택해야 하고, 시기를 놓친 사람은 교정치료와 더불어 알맞은 치료를 병행함으로써 어린이 못지 않은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말은 바로 치과 교정치료를 두고 이르는 것임에 틀림없다.

박영국 경희대치대 교정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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