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 임신|도움말 구정진 차장<차병원·산부인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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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45세의 개인사업을 하는 여성이다. 자식들이 둘 있었으나 2년전 불의의 사고로 잃었다. 한동안은 정신적인 충격으로 실의에 빠졌다가 1년 전부터 후손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임신이 되지 않아 병원에서 배란검사를 받았더니 배란상태가 좋지 않다는 판정을 받았다.
가뜩이나 저혈압이면서 신경도 많이 쓰고 폐경기를 앞둔 중년이라 임신되더라도 건강한 아기 출산이 어려울 것 같은데 시험관 아기와 비교해 어느 쪽이 바람직한지 알고 싶다.
(답)45세라는 나이는 여성엔 폐경기를 전후한 시기다.
질문자의 경우 아직까지는 임신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라도 폐경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호르몬검사·초음파검사 등을 통해 폐경의 기미를 체크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 불임을 호소하는 여성 중 남성 쪽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많으므로 반드시 부부 모두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년기 여성은 건강하더라도 젊은 여성에 비해 임신율·배란상태가 떨어진다.
일방적으로 35세 이전에는 1년 이내 임신율이 80∼90%에 달하나 35∼40세는 70%로, 40세 이후는 30%로 급격치 떨어진다. 또 배란상태도 양적·질적으로 떨어지고 아예 배란 자체가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으며 자궁 안에 혹이 있거나 호르몬 장애 등 때문에 착상이 안 되는 수도 있다.
따라서 중년기 여성은 임신되더라도 자연 유산율·기형아확률이 높다. 특히 조산이나 임신중독증의 가능성이 젊은 여성보다 높으며 분만때에도 아기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대부분 제왕절개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자연임신보다 시험관아기 시술 등 인공임신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우선 고가의 비용,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고 임신율도 10∼15%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공임신을 생각하기보다 폐경의 기미가 없는 경우엔 자연임신을 당분간 시도해봐야 한다.
특히 배란 촉진제 등 약물을 이용, 배란의 양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호르몬장애 같은 원인질환에 대한 치료를 하면 임신가능성을 높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정리=이원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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