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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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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정영한 '우리 시대 신화'(12일까지 서울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Real Image'전, 02-736-1020).

인적없는 바닷가에 꽃만 남았다.

파도가 달려와 흰 발목 적시면

까르르 웃으며 뒷걸음치던,

딴 세상 바람소리 스아아 들린다며

꿈꾸는 소라껍질 귀에 대고 눈감던,

해당화 꽃잎 이마에 붙이고

모래밭 나풀나풀 나비처럼 뛰어오던,

네가 없는 바닷가에 나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