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경유 관세 인하는 생색용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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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수입 휘발유.경유의 관세를 놓고 경제부처 간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재정경제부는 5일 "수입 휘발유와 경유의 관세를 깎아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휘발유.경유 수입가격을 낮춰 국산과 경쟁을 시키면 국내 휘발유.경유값이 떨어질 것이라는 이유다.

그러자 산업자원부와 정유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외국산 휘발유.경유 가격이 국산에 비해 훨씬 비싸 관세를 조금 낮춰줘 봐야 어차피 경쟁이 안 된다는 것이다. 기름값을 낮추자면 차라리 원유 수입 때 붙이는 관세를 깎아주는 게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쟁을 촉진한다는 측면에선 재경부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실질적인 경쟁 효과가 날지에 대해선 유보적 입장이다.

1일 열린 관계부처 회의에서 재경부는 현재 5% 관세를 물리고 있는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에 3% 할당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할당 관세는 수입가격 안정이나 원활한 물자 수급을 위해 일정기간 관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반면 원유에 적용하는 할당 관세는 현행대로 1%를 유지한다는 것이었다.

공정위가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자 산자부가 반발했다. 산자부 관계자는 "과거 타이거 등 외국회사가 국내 유류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가격 경쟁력에 밀려 다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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