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2' 노 대통령 비난에 정면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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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4일 "대통령이 되는 데 결격사유가 될 일을 하면서 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한 선대위원회 구성안에 따라 자파 의원들에게 임명장을 준 뒤 연 첫 회의에서다. 이 자리에서 그는 "치명적인 결격사유를 가지고 대통령이 되겠다고 할 뻔뻔함이 나에게는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나는 많은 고비를 정면으로 돌파해 왔는데 만약 치명적인 결함이 있었다면 일어설 수 없었을 것"이라며 "여기 계신 분들은 그런 점에서 신뢰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한나라당 안팎에서 네거티브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 캠프 구성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선대위원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는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로 진행됐다. 수자원공사 등 공공기관까지 나서 이 전 시장의 대표 정책인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만든 것으로 알려지자 캠프 내 '정신무장'부터 새롭게 하자는 취지로 마련한 자리다.(본지 6월 4일자 1.6면)

이에 앞서 캠프 박형준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에서 대운하에 대해 비난을 퍼부은 것도 이번 보고서와 같은 정치공작의 맥락에서 비롯된 '이명박 죽이기'"라고 주장했다. 한반도 대운하 추진단장인 박승환 의원도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과 국회 기자실을 찾아 "문제가 된 보고서는 부정확한 자료"라며 "노무현 정권이 한반도 대운하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복지정책들을 발표했다. '빈곤의 대물림을 없애는 복지'가 주제였다. ▶소득 하위 60% 계층의 0~2세 영아에 대한 보육비 지원 ▶전 계층의 3~5세 육아에 대한 교육비 지원 등이 골자다.

남궁욱 기자 <periodista@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박근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4일 노무현 대통령이 참여정부 평가포럼 강연에서 자신과 한나라당을 비판한 것과 관련, "(내가) 독재자의 딸, (한나라당의 집권이) 끔찍한 일 등의 말을 하는데 그렇다면 왜 제가 당 대표로 있을 때 대연정을 하자고 주장했느냐"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모교인 서강대 오피니언 리더스 프로그램(OLP) 초청 조찬 특강에서 "노 대통령의 그런 발언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가 노 대통령의 참여정부 평가포럼 발언에 직접 대응하기는 처음이다.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유력 대선 후보들을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 4년 동안 들었고, 2년3개월간 당 대표를 맡을 때는 거의 매일 여당 쪽으로부터 그런 얘기를 들었다. (대연정 제안이 왔을 때) 국민이 주는 권력이 아니면 받지 않겠다고 했고 국민의 뜻과 맞지 않아 거부한다고 했다. 나하고 하자고 해서 나중에는 청와대까지 가지 않았느냐. (노 대통령의 비판은) 너무 앞뒤가 어긋나는 말씀이다."

-임기 말 대통령이 고민해야 할 것은.

"대통령의 역사관, 국정 철학, 국가관 등이 잘못돼 있을 때 국민이 얼마나 심드렁해지는가, 고통스럽게 되는가를 지난 4년 동안 경험했다. 대통령이 자리를 마무리할 시간이다. 국민이 바라는 바는 대선에 개입하고 정치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 지도자는 국민을 잘살게 하고 행복하게 해줬느냐로 평가받는 것이다."

-대선에서 박 전 대표가 극복해야 할 것 중 '탄생의 벽'이라는 것이 있다.

"(고 박정희 대통령에 대해서는) 국민의 80%가 잘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는데 그것이 어떻게 (대선에서) 불리한 게 되겠느냐. 아버지가 못다한 일에 대해 더 잘하기 위해 노력하면 오히려 정치를 하는 보람이 더 있다고 생각한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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