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를 읽고…〉의식개혁은 작은 일 실천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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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얼마전 방송과 신문등에 보도된 고속도로의 양옆과 휴게소에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먹다 남은 컵라면, 음료수·맥주캔, 담배꽁초, 휴지조각등을 보면서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이 시점에서 우리들이 민주주의교육을 제대로 받은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품게 되었다.
더욱이 수거한 것만의 양이 4일 연휴동안 1천6백t(이것은 충청북도의 하루 쓰레기 수거량)에 해당된다니 그렇지 않은 것까지 합치면 감히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굳이 전국의 유명한 산에 대해 매년 돌아가면서 입산을 금지시켜 산을 보호하는 휴식년제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들춰내지 않더라도 지금 우리 주변의 환경은 쓰레기로 인해 썩어가고 있는데 그러한 현실을 부추기는 우리들의 몰상식에 대해 정말 기분이 상한다.
비단 이번 추석의 귀향길 뿐만이 아니다. 여기 저기의 길거리, 역이나 터미널의 대합실, 운동경기장, 산과 바다등 우리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에서든지 사라져 버린 시민의식과 질서의식은 흔히 목격이 되고 있다.
특히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이처럼 의식이 마비된 행동을 버젓이 행함은 물론 그런 행동에 대해서 조그마한 부끄러움이나 수치심조차도 느낄줄 모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고도 어찌 자라나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민주주의나 시민의식등에 대해 얘기할 수 있을까.
정치의 민주화, 경제의 민주화, 사회의 민주화 그리고 선진국으로의 도약등은 모두 필요하고 훌륭한 일들이지만 참된 민주주의란 우리들 주변의 이런 조그마한 일들을 실천함으로써 하나씩 하나씩 쌓여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며 이번 일을 계기로 삼아 우리 모두가 각성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전용석 <서울성동구자양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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