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사람에 새 생명 준 “공무원 죽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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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뇌사 이동현씨 가족들 장기기증 용단
숙직을 마치고 귀가하던 공무원이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지자 가족들의 용단으로 그의 장기를 이식,신장·각막이상으로 고생하던 환자 4명이 새 새명과 광명을 찾았다.
주인공은 서울시 중부 수도사업소직원 이동현씨(44·서울 하왕십리2동 999). 23일 숙직후 이른 아침에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중 서울 하얏트호텔 부근에서 원인불명으로 넘어져 쓰러져 있던 이씨를 순찰중인 경찰이 발견,오전 8시쯤 순천향병원으로 옮겼으나 뇌출혈에 따른 뇌사상태에 빠졌다.
이틀동안의 치료에도 불구하고 소생이 불가능하자 이씨의 부인 장복수씨(43) 등 가족들은 고인의 죽음을 보람되게 하기 위해 장기기증을 결심했고 25일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을 방문,서면으로 이 뜻을 전했다.
이씨의 장기는 26일 오후 순천향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순천향병원 내과 이희발교수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은권교수의 집도로 각각 신장·각막이식수술이 진행됐고 한쪽 눈이 실명상태인 최모씨(40) 등 환자 네명이 혜택을 보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장씨와 중·고교생인 1남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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