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정보화사회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시급하나 우리나라는 이를 위한 토양이 아주 척박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 정보통신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발전전망에 관한 연구」라는 주제로 우수논문상을 수상한 한세억씨(31·한국정보문화센터 기획연구실).
그는 『국내의 정보통신관련정책들은 공부·체신부·과기처 등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게 돼 있는데 이 관련부처간에 영역확대를 위한 분쟁이 많아 협조체제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는 것이 가장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까지 2년6개월간 국가기간전산망 조정위원회에 파견돼 일하면서 이런 점을 절실히 느꼈다는 것.
이 때문에 그는 현재 정보산업정책에 관련된 부처간의 갈등을 주제로 한 연구논문을 준비중이다.
『정보화사회의 조속한 달성을 위해서는 국민 누구나 컴퓨터 키보드를 기본적인 것만이라도 두드릴 수 있도록 국가가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대도시는 물론이거니와 특히 농어촌 주민들에게 컴퓨터보급과 교육운동을 펴 기성세대라도 키보드를 겁내지 않는 분위기 조성에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번 논문작성을 위해 관련된 국내자료 40종, 외국문헌 20여종을 수집해 정리하는데 약40일이 걸렸다고 한다.
『정보통신분야의 시장전망과 국민의 이용도에 대해서 실제로 수치를 적용, 컴퓨터에 의한 계량평가를 해 논문에 포함시키고 싶었는데 시간적 여유가 없어 못해 본 것이 안타깝습니다.』
정보통신산업이 국가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어느 정도인지 꼬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수치제시야말로 가장 확실한 근거가 될 수 있다는 것.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나 한국전자통신연구소 등에서 이와 비슷한 논문이 과거 나온 적은 있다.
그러나 피상적인 사실만 언급됐을 뿐 정책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이 부족해 그 자신이 국내에서는 최초로 계량적 평가작업을 통한 정확한 논문을 위해 현재 자료를 모으고 있다.
그는 수상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크리스천답게 『지혜와 지식에 근본되신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립니다』고 말했다. <이기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