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장애 이유로 취업 매번좌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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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명절만 보내고나면 쓸쓸함이 더하다. 장애인이란 신체적 열등감이 강하게 나를 괴롭힌다. 대부분 정상적 신체조건을 가진 사람들은 일을하며 자립을 한다.
그래서 명절이면 그네들은 선물을 사 부모님들께, 친척들에게, 혹은 친구들에게 명절인사를 차린다. 참으로 흐뭇하고 보람스런 일이다.
그러나 나는 그럴수가 없다. 요리사자격증 2개(한식·양식), 바텐더 자격증1개 등 모두 3개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어도 일을 할 수 없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업주들은 번번이 취업을 거부한다. 장애인이 어째서 일을 못한단 말인가.
얼마든지 정상인 못지 않게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요리사·바텐더 시험에 응시했을 때 시험관들이 합격시켜 주었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업주들은 장애인이기에 고용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그 취업거부이면에는 업주들의 장애인에 대한 비하감과 불신감이 짙게 깔려 있다. 사람을 무시하는 경멸감이 있고, 믿지 못하는 불신감이 있기에 취업거부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다.
더욱이 만나보지도 않은 채, 말만 듣고 그 사람이 장애인이라면 무조건 거부다.
이같은 무자비한 편견에 한국의 많은 장애인들은 능력이 있어도 사회진출이 막히고 부모들의 수입에 의존해 살아가는 폐인과 비슷한 꼴이 된 것이다. 얼마든지 일할 수 있는 장애인들을 왜 사회는, 대부분 업주들은 무능인으로 치부하며 차별하는가.
정용섭<서울관악구신림 4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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