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관통 운하 개통/북해­흑해간 3천5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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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라인·마인·도나우강 연결
【베를린=유재식특파원】 북해∼라인강∼마인강∼도나우강∼흑해의 3천5백㎞ 물길을 연결하는 라인·마인·도나우 운하가 완공돼 유럽대륙을 관통하는 운하를 건설하려던 유럽사람들의 오랜 숙원이 마침내 실현됐다.
지난 60년 착공돼 25일 준공되는 이 운하는 독일 바이에른주 마인강변의 밤베르크에서 뉘른베르크를 거쳐 도나우강변의 켈하임 사이 장장 1백71㎞를 연결하게 되는데 밤베르크∼뉘른베르크 구간은 이미 20년전 완공됐다.
모두 1백22개의 다리와 59개의 수문이 보조로 건설된 이 운하는 최고 해발 4백6m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기 때문에 「바이에른의 파나마운하」로 불리고 있으며 61억마르크(약 3조4천억원)가 소요됐다.
이 운하의 개통으로 그간 흑해연안의 오데사를 출발,보스포러스와 지브롤터해협을 거쳐 6천5백㎞를 항해해 네덜란드의 로테르담에 도착하던 화물선들이 항로를 절반으로 줄이게 됐다.
폭 55m,수심 4m인 이 운하는 3만t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3천t급 바지선까지 운항이 가능해 앞으로 주요 내륙수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이 운하를 이용하는 선박의 통행료가 1t·1㎞에 1페니히로 화물트럭의 25페니히,철도의 12페니히보다 훨씬 싸기 때문인데 가뜩이나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독일연방철도는 이 운하와 경쟁하기 위해 화물수송료를 인하해야할 처지여서 벌써부터 울상을 짓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많은 경비와 시간을 들여 건설한 이 운하가 과연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경제성 문제로 당초에는 매년 1천4백만t의 화물이 통과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전망치가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최근 베를린의 독일경제연구소는 연간통과물량이 3백만t에 불과해 경제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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