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참평포럼' 연설서 한나라 '빅2'맹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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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01면

노무현 대통령이 2일 한나라당의 대선 예비후보, 주자들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당대표의 정책, 정체성 등을 집중 비난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데 따른 논란과 파장에 노 대통령은 직면하게 됐다. 노 대통령은 이날 “지금 경제를 파탄이라 하고 7% 성장을 공약하는 사람들이 멀쩡하게 살아있는 경제를 자꾸 살리겠다고 한다”며 “사실을 오해하고 있으니 멀쩡한 사람에게 무슨 주사를 놓을지, 약을 먹일지 불안하다”고 비유했다.

그는 특히 “대운하를 민자로 한다는데 어디 제 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민자를 투자하겠느냐”고 이명박 전 시장의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참여정부 평가포럼 초청 연설에서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행정수도를 반대했던, 대통령 후보를 하겠다는 사람이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이 실패했다고 어디서 말을 했다"며 "균형발전 이거 마저 해야 되는데 행정수도 반대해 반토막 내놓은 사람, 이 양반이 이거 하겠어요"라며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감세정책 공약에 대해서도 “세금 내리자는 것 말고 아무런 새로운 전략도 없이 참여정부를 파탄이니 실패니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토론이 본격화되면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연설 도중 “해외를 다니면서 받은 느낌은 지도자의 정통성이 국가 위신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며 “혹시 한국의 지도자가 다시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라고 언급했다. 친노(親盧) 성향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지자 노 대통령은 “아니요, 잠시만요, 이거 오해입니다. 제가 그렇게 말한다는 게 아니고 해외신문에서 그렇게 나면 곤란하다 이겁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의 기자실 통폐합 문제와 관련, 그는 “국정홍보처 폐지를 공약으로 들고 나오는 것은 너무 심하다”며 “이렇게 하는 건 추파냐, 영합이냐, 굴복이냐”고 한나라당 빅2 주자들을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그렇게 하면 정권을 잡느냐, 그렇게 정권 잡아서 무엇을 하겠느냐”면서 “후일 (나의) 가장 보람 있는 정책은 언론정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는 “노 대통령은 자아도취와 과대망상의 나르시시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나경원 대변인도 “야당ㆍ언론에 대한 적개심과 자격지심에 가득 차 공격하는 대통령의 정신건강을 의심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석연 변호사는 이날 연설에 대해 “한마디로 선거에 있어 공무원의 중립 의무와 국가원수로서 국정을 균형 있게 해야 할 의무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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