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갑산에 나선형도로 생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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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군 칠갑산 자락에 길이 2백87m의 2층 나선형(螺旋形) 도로가 생긴다. 이런 형태의 도로는 일본.이탈리아 등의 산악지대에 간혹 있으나 국내에선 처음 만드는 것이다.

칠갑산 도립공원 구역인 청양군 장평면 지천리 '칠갑산골' 과 '방아다리골' 이 갈라지는 지점에 생기는 이 도로는 개발촉진지구로 지정된 칠갑산 일대를 순환하는 관광도로(장평면 지천리~정산면 신덕리 12.7㎞.왕복 2차선) 공사의 일환으로 1997년 착공했으며, 1백50억원을 들여 내년 6월 개통할 예정이다.

칠갑산골과 방아다리골 분기점은 지형 특성상 깊은 계곡을 사이에 두고 있는 데다 두 지점 간 표고 (標高) 차가 24m나 돼 정상적으로 도로를 만들 경우 구배(勾配.기울기)가 14%나 돼 특히 겨울철에 눈이 내리면 차량 통행이 힘들고 사고 위험도 높다. 그렇다고 기존 방식처럼 계곡 옆 산등성이를 따라 도로를 만들면 도로 연장도 길어지고 자연경관도 크게 훼손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공사비 50%를 더 들여 나선형 공법을 채택한 것이다.

나선형 도로는 차가 완만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반경을 33m로, 너비는 일반 2차선 도로(9.5m)보다 훨씬 넓은 13m로 설계했다. 또 중앙 분리대는 물론, 겨울철 빙판길을 막기 위한 지붕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나선형 도로 양쪽에는 가요 '칠갑산'에 등장하는 '콩밭 메는 아낙네'상과 대표적인 지역 특산품인 '청양 고추'조형물도 설치한다.

칠갑산 순환도로가 개통되면 관광객들이 장평면 적곡리에 조성 중인 도림온천과 낚시터로 유명한 도림저수지 등 주변 관광자원에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양=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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