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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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국교 4학년인 아들이 교실 칠판 글씨가 잘 안보인다고 해서 시력검사를 받아 봤더니0.5, 0.6으로 나왔다. 안경점에서는 안경을 씌우라고 하지만 경험상 한번 안경을 쓰기 시작하면 시력이 회복되지 않고 더욱·나빠지는 것 같아 선뜻 안경을 씌우고 싶지 않다. 주위에서
는 눈 운동을 받으면 시력이 회복된다고 하는데 정말 효과가 있는지 궁금하다.
답=안경을 착용하면 눈이 더욱 나빠진다는 말은 잘못된 상식이다. 이는 근시가 왜 생기는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하는 말이다.
외부 광선이 눈으로 들어오면 눈의 수정체에서 굴절된 뒤 그 상이 망막에 맺치게 된다. 근시는 수정체가 두꺼워 굴절도가 크거나 또는 안구가 커 수정체와 망막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기 때문에 생긴다. 보통 청소년들의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는 13∼15세로 이때 신체의 각 부분이 급속히 자라면서 안구도 급격히 커지게 된다.
따라서 수정체와 망막과의 거리가 멀어지고 갑자기 근시가 되기 쉽다. 자라는 청소년기에 근시가 되는 이유는 대체로 이 때문으로, 성장이 계속되는 20세 정도까지 안경 도수를 자주 바꾸는 이유도 이 기간중 안구가 계속 자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경을 착용하면 눈이 더욱 나빠진다는 말은 그릇된 것이다. 조사에서도 안경 착용자의 50∼60%가 성장기인 13∼15세 때 안경을 끼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설명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보통 안경을 착용하는 시력은 0.5를 기준으로 하나 이것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가장 타당한 기준은 본인의 불편정도다. 한쪽 눈만 나쁘거나 사시·난시일 때는 받드시 안경을 껴야 한다.
어린이 근시는 가성근시인 경우가 많은데 눈 운동으로 조정이 가능하다는 말은 잘못된 것이다. 가성근시는 수정체 두께를 조절하는 모양체근이 반복된 운동으로 인해 일시적인 경련을 일으켜 생겨난 현상이다. 이는 약물 몇 방울로 금방 교정이 가능하다. 우리가 사물을 보는 것은 눈을 통해 뇌로 보는 것이므로 단순히 눈의 눈 운동을 통해 시력이 좋아지지는 않는다. 어린이의 시력이 좋지 않을 때는 반드시 안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 본 뒤 안경 착용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정리=문경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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