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배달 사고'… 승객 짐 531개 안 싣고 여객기 떠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징검다리 연휴 첫날인 24일 인천국제공항의 수하물 분류시스템(BHS)에 문제가 생겨 30여 대의 항공기가 531개의 짐을 싣지 않고 출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일부 항공기의 출발이 지연됐고, 짐을 싣지 않은 채 떠난 승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인천공항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24일 오전 8시30분쯤 인천공항의 BHS가 오작동해 일부 승객의 짐이 잘못 분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잘못 분류된 가방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해 해당 항공기로 옮겨 실었으나 출발시간이 촉박해 일부 비행기는 짐을 싣지 못한 채 이륙할 수밖에 없었다. 이 과정에서 제 비행기에 실리지 못한 짐은 모두 531개였다. 항공사별로는 대한항공 222개, 아시아나항공 184개, 외국항공사 125개 등이다. 비행기에 10~40여 개씩 짐이 실리지 않은 셈이다.

항공사들은 부랴부랴 다음 비행기편으로 짐을 실어 보냈다. 그러나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승객들은 자신들의 짐을 기다리느라 여행 일정을 미루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공항 측은 오전 9시부터 비상시스템을 가동, 수하물 분류를 정상화했으나 앞서 잘못 분류된 짐을 확인하고 싣는 과정에서 10여 편의 비행기가 30여 분씩 지연 출발했다. 지인열 공항 수하물시설과장은 "수하물 자동분류기의 전산장비에 일시적으로 과부하가 걸려 오작동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갑생 기자

◆수하물분류시스템(BHS)=승객이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에서 부친 가방을 해당 항공기에 실릴 화물을 모으는 곳까지 자동 분류하는 시스템이다. 체크인 카운터에서 짐에 태그를 붙인 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보내면 중간 중간에 설치된 센서들이 이 태그에 담긴 정보를 해석, 목적지별로 분류하게 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