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취감 찾자”… 동호인 활동붐(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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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등산·컴퓨터 등 30여종에 참여/지방선 풍물패·문예활동 활발/“동료간 유대강화­조직 활성화 도움”
정부 13개부처 직원 48명으로 구성된 「중앙행정기관 사진동호인회」는 지난달 22일 관광버스를 전세내 설악산으로 1박2일의 출사여행을 다녀왔다. 회원들은 미시령·한계령 등지에서 산풍경·야생화 등을 필름에 담으면서 한주일동안의 피로를 씻고도 남을 충만감을 맛보았다. 지난해 5월 결성된 이 모임은 퇴직공무원인 국전초대작가를 지도위원으로 초빙,2개월마다 야외촬영을 나간다.
최근 2∼3년사이 공무원사회에도 취미·레저생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동호인 활동붐이 일고 있다.
총무처가 파악한 중앙부처본부의 동호인회 현황에 따르면 총인원 1만8천4백여명 가운데 동호회 참여자수가 연인원 1만6천여명.
총 30여종에 이르는 동호회 가운데 회원수가 가장 많은 것은 5천6백여명인 등산이며 테니스·바둑·탁구·축구·낚시·볼링·꽃꽂이·서예·사진순으로 참가자가 많다. 감사원의 컴퓨터,관세청의 영화감상모임이 이채롭다.
대부분 부처별로 회비를 모아 활동하고 있지만 서예·한국화·서양화·사진·테니스·탁구·바둑·등산 등 부처간 연합동호인회가 결성되어 있는 경우 정부의 지원이 따른다.
총무처는 바둑·등산·테니스·탁구모임에는 봄·가을 개최되는 부처대항대회에 한해 행사비로 7백만∼8백만원씩 지원하고 있으며 공무원 서화동호인회에는 「공무원 서화전」을 마련해주고 있다. 지난해에 이은 2회 「공무원 서화전」에는 출품작이 9백여점에 이르며 입상작 수준도 국전 입상작에 버금갈 정도라는 평가여서 동호인활동에 대한 공무원들의 관심도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방공무원들의 경우 동호인활동이 지역사회의 전통문화 등과 관련돼 더욱 전문적인 영역으로까지 확대된다.
90년 6월 부산시 남구청·동사무소 직원 43명으로 결성된 「남구 민속풍물패」는 무형문화재 43호인 민속놀이 「수영야유」를 전수,보급시킨다는 목적으로 매주 목요일 전문가를 초청해 농악 등 고유가락을 배우고 있다. 이 모임은 구청행사때 식전공연도 맡아 올해 1백20만원의 활동예산을 지원한 구청측은 내년에는 지원액수를 더욱 늘린다는 방침이다. 88년 일반인 5명과 함께 「나주문화예술진흥회」를 조직한 박태후씨(37·광주시 농촌지도소) 등 공무원 5명은 모두 한국화·향토사연구·문학·국악·수석분야의 전문가로서 나주향토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또 경기도 공무원 43명이 지난해 4월 만든 「기문회」는 회원중 회장을 맡고 있는 도청 정득복 식품위생계장이 시로 『자유문학』지를 통해 문단에 데뷔하는 등 5명이 데뷔작가로 연간 2회씩 회지 『팔달문학』을 발행하고 있다.
전남 「담양추월회」는 담양군용면 출신 공무원으로 회원자격이 제한돼 친목단체의 성격이 크지만 추월산보호운동이라는 활동목표가 이색적이다.
『공무원들의 동호인 활동은 개인의 취미를 살리는 것 외에도 상하 동료간의 유대감 강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이를 통해 조직이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직원복지 향상,공무원 이미지 제고라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중앙행정기관 사진동호인회 최윤영회장(51·내무부 조사1계장)은 공무원들의 동호인활동에 대한 정부나 부처차원의 실질적인 뒷받침이 아쉽다고 말했다.<이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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