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두 달 연속 100여 명씩 숨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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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라크에서 최근 사망한 병사들을 상징하는 관들이 미 국기에 싸인 채 26일 미 캘리포니아의 샌타모니카 인근 해변에 놓여 있다. 왼쪽의 흰 십자가는 한 명의 사망자를, 붉은 십자가는 10명의 사망자를 의미한다. [샌타모니카 AFP=연합뉴스]

이라크의 미군이 이달 들어 101명이나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2003년 3월 개전 이후 월별 사망자가 처음으로 두 달 연속 100명을 넘어섰다고 LA 타임스와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26일 전했다. 이로써 이라크에서 숨진 미군은 모두 3452명을 기록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령부는 이라크 중북부 지방인 살라후딘과 타지, 바그다드 시내, 이라크 서부 알 안바르 등에서 미군 8명이 사망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난달 미군 사망자 수는 104명으로 올 들어 처음으로 한 달 기준 100명을 넘었다. 미군 사령부는 이달 사망자가 120명에 이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렇게 사망자 수가 늘어난 것은 미국의 새 이라크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저항세력 소탕작전을 전개하면서 그만큼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 여름이 이라크전의 최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하원에 이어 상원이 24일 1000억 달러의 전쟁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전비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붙인 조건이 그런 이유 중 하나다. 미 의회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9월 1일 이라크의 다국적군을 지휘하는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사령관으로 하여금 이라크 상황 전반에 대해 보고하도록 했다. 피터 페이스 미 합참의장은 "미국이 이라크 내부의 상황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라크 저항세력이 9월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법안은 또 민주당의 양보로 철군 날짜를 못 박지 않는 대신 이라크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지원받기 위해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미국의 지속적인 지지와 희생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실질적인 진전을 보여 보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워싱턴 포스트(WP)는 이르면 2008년 3월 미군 감축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시 대통령과 백악관 핵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27일 보도했다. WP는 부시 대통령과 핵심 보좌관들이 이라크에서 미군 병력을 현재보다 감축해 알카에다 소탕 작전과 이라크군 훈련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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