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재고 105만t/석탄공사 적자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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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작년 동기보다 5배이상 늘어/함백 등 직영탄광 2곳 내년 폐쇄
석탄산업이 갈수록 늘어나는 재고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특히 국영기업체인 대한석탄공사(석공)는 민간업체에 비해 엄청나게 쌓이는 석탄재고로 인해 운영자금조차 모자라는 등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27일 동력자원부에 따르면 산지 석탄재고(20일 현재)는 1백5만1천t으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31만8천t에 비해 3.3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민간업체 재고는 18만8천t으로 지난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석공 재고량은 지난해 14만t보다 무려 5배이상 늘어난 86만3천t에 달하고 있다.
동력자원부 관계자는 민영업체의 경우 불황에 대비,종업원 감축과 함께 생산량을 줄이는 등 감량경영에 성공했으나 석공은 국영기업체이기 때문에 인원감축에 손댈 수 없었고 또 종업원들을 놀릴수 없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생산을 계속하다 보니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석공은 지난해 21억원의 적자를 내 그동안의 누적적자가 4백31억원에 달했으며 재고가 제대로 처분되지 않을 경우 올해 30억∼50억원의 추가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력자원부는 석공의 어려운 경영사정을 돕기위해 ▲정부비축용으로 10만t(t당 4만원)을 긴급 구매해주고 ▲한전에 대해 발전용 석탄을 좀더 많이 구입해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여름철 저탄자금 1천억원을 무이자로 연탄업계에 지원,석공 석탄을 우선적으로 구매하도록 했다.
또 석공은 ▲종업원 자연감소분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종업원수를 줄여나가고 ▲석공이 운영하는 5개 탄광가운데 한백(강원),은성(경북)탄광을 내년중 폐쇄할 계획이다.
그러나 석탄산업의 불황으로 업계에 외상판매가 성행,무이자로 지원되는 여름철 저탄자금이 석공재고를 없애는데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고,함백·은성탄광의 폐쇄는 지역주민들의 반대에 부닥치고 있어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한 석공의 경영정상화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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