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 외국업체/국내 「횡포」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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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독점공급 미 모토롤라·AT&T사 등/기술이전 않고 고액 로열티만/국산개발품 연결사용도 거부
미국 등 외국통신장비 업체들이 기술을 독점하는 지위를 이용한 국내에서의 「횡포」가 많다.
22일 삼성전자·금성정보통신·한국이동통신(제1이동통신)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등 통신장비를 거의 독점적으로 국내에 공급하고 있는 미국의 모토롤라사의 AT&T사 등은 그동안 제대로 된 기술을 이전해준 것이 거의 없다시피한 채 고액의 로열티를 요구하거나 한국개발품의 연결사용을 거부하는 등 영업형태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모토롤라의 경우 국내에 진출한지가 20년이 넘었고 84년부터는 한국이동통신에 장비를 공급하고 있으나 주요 기술의 이전을 회피,실질적인 기술이전이 없는 가운데 장비판매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모토롤라는 지난 87년 삼성전자에 이동통신 기지국 등의 기술이전을 하기로 했다가 이를 지키지 않고 37만달러의 위약금을 내고 때우기도 했다.
모토롤라는 또 국내업계가 기술제휴로 휴대전화 등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려하자 한대에 60달러나 되는 특허료를 요구,실제로 수출길을 막기도 했다.
AT&T의경우 미국에 기초기술 연수는 보내주고 있으나 영업자세는 비슷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AT&T는 금성·삼성·흥창물산이 1년전에 각각 이동전화기의 전력증폭기(HPA)를 개발,제1이동통신에 납품하려 하자 자신들의 기술시험을 거쳐야 한다며 업체당 1만달러의 시험료를 내게 한뒤 아직까지 결과통보를 해오지 않고 있다고 이 업체들은 밝혔다.
이에 대해 모롤로라와 AT&T측은 『기술이전은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고 해명하고 있으며 『앞으로 미국 기술연수를 강화하고 국내 대학 등과의 공동연구 등에 참여,기술을 전수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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