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日서 지원운동 펴는 미츠코여사 방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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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이 저의 어머니들이세요. 그분들은 저에게 가족입니다."

일본에서 위안부 할머니 돕기운동을 벌여 온 일본인 노부카와 미쓰코(信川光子.54.일본 사이타마현 소오카 거주) 여사가 한국을 찾았다. 평범한 가정주부인 그는 1994년 위안부 할머니들과 인연을 맺었다.

"절친한 재일동포 친구가 한국에서 위안부 할머니 열다섯 분이 오시는데 집에 머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어요. 평소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관심이 있어 흔쾌히 승낙했죠."

노부카와는 95년 뜻을 같이 하는 친구 30여명과 함께 '할머니들과 함께 걷는 모임-조각보'를 결성했다. 98년 모임이 해체될 때까지 도쿄(東京) 등 일본의 대도시에 있는 학교.직장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할머니들의 증언을 듣는 집회를 열었다.

"중.고등학생들이 증언을 듣고 할머니들과 서로 붙잡고 울곤 했어요. 학교에서 전혀 배우지 못한 역사여서 충격이 컸던 것이죠. 학생들이 일본 정부가 정식으로 할머니들께 사과하고 배상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꼈어요."

그는 1년에 두번 정도 한국을 찾는다. 방문 때마다 2주 정도 머물며 전국에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찾는다.

그의 남편은 재일교포다. 남편이 어렸을 때 시아버지는 "자식들이 불쌍하다"며 일본으로 귀화했다. 그러나 남편은 항상 자신의 성( 姓)을 '노브카와'가 아닌 '강(康)'씨라고 소개한단다. '노브카와'는 '강'의 일본식 발음이다.

노부카와는 "전쟁이 끝난 지 60년이 다가오는데도 아직까지 할머니들의 한(恨)이 치유되지 않은 것이 가슴 아프다"며 "할머니들이 모두 돌아가실 때까지 위안부 할머니 돕기운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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