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입성 17전 18기 … 세계적 '스위치 골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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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세계 프로골프계에서 가장 괴짜이자 최고의 스위치 히터(양손잡이 선수)로 통하는 맥 오그래디(56)가 한국에 왔다.

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으며 현재 레슨프로로 일하는 그는 경기도 분당 파라다이스 골프 연습장에서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제자 명주성 프로의 초청으로 23일 내한했다. 그는 17번 실패 끝에 18번째 도전에서 미국 PGA 투어 선수 자격을 딴 의지의 사나이다. 그리고 곧바로 1986년과 87년 PGA 투어에서 우승했고 87년 US오픈 최종라운드 15번 홀까지 공동 선두였다가 허리 통증으로 부진, 9위로 떨어졌다.

투어 우승은 오른손으로 했지만 83년부터 그는 왼손잡이 스윙도 함께 한다. "골프의 스윙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윙의 모든 매커니즘을 알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그는 왼손을 사용하면서 경기에 나갈 때는 "오른손 오그래디와 왼손 오그래디는 다른 선수"라며 일부러 예선을 거치는 고집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왼손 스윙과 오른손 스윙은 거울처럼 똑같다. 하지만 본래 오른손잡이인지라 드라이버의 경우 오른손 스윙이 12야드 정도 더 나간다.

맥 오그래디의 스윙 모습. 왼손 스윙과 오른손 스윙이 거울처럼 똑같다. 그는 "역대 최고의 스윙은 타이거 우즈나 밴 호건이 아니라 샘 스니드"라고 주장했다.

오그래디는 89년부터 골프 스윙을 연구하며 교습가로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골프 천재로 통하는 세베 바에스트로스(스페인)가 그의 해박한 스윙 지식에 승복해 스스로 제자로 들어왔다. 올해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존슨(미국)도 그의 제자다.

그는 선수 시절 돈에 묶이기 싫다며 에이전트와 스폰서를 두지 않았다. "마음껏 살고 싶은 내 자유를 돈에 파는 것 같아서"라고 그는 말했다.

오그래디는 데이비드 레드베터와 행크 해니 등 유명 교습가들을 '마케팅으로 포장된 허풍쟁이'라고 말한다. 완벽한 스윙 이론을 알고 있다면 자신이 그 이론대로 실행하며 경기에 참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내년쯤 모든 사람에게 통용될 수 있는 골프 스윙을 집대성한 책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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