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내 북한인 인권보호 앞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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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시베리아 벌목장의 배한 인부와 러시아내 유학생들의 인권이 유린당하고 있음을 목격하고 북한의 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됐습니다.』
한·러 국회간 교류와 협력방안을 협의키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후 귀국한 코바료프 러시아최고회의 인권위원장(62)은 인권문제가 특정 국가의 문제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풀어야할 과제라고 강조한다.
그는 지난 2월25일 제네바에서 개최된 유엔인권 회의에 러시아 수석대표로 참석, 러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유학생과 노동자들이 혹독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음을 폭로한바 있다. 당시 그는 북한사람들이 여권을 압류 당한 채 비밀요원들에 의해 감시 받고 있으며 시베리아 벌목장에는 자체감옥까지 설치돼 고문·린치·사형 등이 자행되고 있다고 공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내가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고 잘못된 점을 시정토록 촉구하는 것은 길게 볼때 그들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북한 당국자들은 내정간섭이라며 항의하더군요 .인권유린행위가 결코 내정문제일수만은 없습니다.』
모스크바대 물리학부를 졸업한 코바료프 위원장은 69년 소련 최초의 인권보호단체인「인권발기그룹」을 결성, 사하로프 박사와 더불어 인권운동을 벌여오다 74년 반소선동혐의로 체포돼 시베리아에 유배되기도 했었다.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선 계속 단호한 입장에 서겠다고 밝힌 그는 특히 방한기간 중 한국으로 망명한 북한사람들로부터 북한의 실상에 대해들을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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