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대교 북쪽 고가도로 출구/“마의 커브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90도 급경사에 경고등도 없어 “공포지대”/윤화잦아 어제도 둘 참변/“눈가림 대책” 마네킹경찰 설치만
서울 서빙고동 동작대교 북단 고가도로 출구가 경고표시등이 없는 급커브경사길이어서 대형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4차선인 다리는 교통량이 드물어 평소 대부분의 차량이 시속 80㎞ 이상으로 과속 질주하는데다 북쪽끝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려가는 길이 90도 가까운 급경사를 이뤄 초보운전자는 물론 웬만큼 노련한 기사들에게도 「마의 커브길」로 꼽힌다.
11일 오후 1시20분쯤 다리 북단 고가도로에서 시속 60㎞로 달리던 코란도지프(운전자 이찬·20)가 우회전하다 급경사에서 미끄러지며 난간을 들이받는 바람에 뒷좌석에 타고 있던 정모(19)·전모(21)양 등 2명이 차밖으로 퉁겨나와 7m 아래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져 즉사했다. 또 5월17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재수생 김모군(22)이 난간에 부딪쳐 추락사하기도 했다.
84년 6월20일 완공된 동작대교는 당초 미8군 골프장을 가로질러 직선코스로 설계되었으나 미군측이 보안상의 이유로 영내통과를 불허,북쪽 끝이 막힌 상태로 현재와 같이 서빙고동으로 급커브의 출구가 만들어졌다.
이곳은 특히 다리에 내려서도 서빙고로와 보광동쪽 강변도로,삼각지방면으로 통하는 U턴지점이 한꺼번에 겹쳐 운전자 사이에 「헷갈리는 미로」로 악명이 높다.
용산경찰서는 사고가 빈발하자 1월부터 난간주변에 교통경관마네킹을 설치했으나 야광처리가 안돼 밤이나 비오는 날은 눈에 잘 뜨이지도 않아 무용지물에 가깝다.
이 다리를 이용해 출퇴근하는 곽한수씨(36·회사원·경기도 과천시)는 『4차선 다리위를 과속으로 달려온 차들이 2차선 출구앞에서 급정거하는 일이 많아 항상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장소』라며 『경찰관 배치가 어렵다면 경고등이라도 설치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