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207CC] 뭐 이렇게 예쁜 차가 다 있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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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207CC


 푸조 206CC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드톱 컨버터블(지붕개폐형) 차다. 3000만원 전후의 하드톱으로 인기를 끌었다. 푸조는 1934년 세계 최초의 쿠페-카브리올레 ‘401 이클립스’를 선보인 하드톱 컨버터블의 종가다.

 18일 국내 출시된 207CC는 성공을 예감하게 한다. 차체 강성이 보강된 데다, 서스펜션이 단단해 운전 재미는 기존 206CC보다 나아졌다. 이 차는 올 3월 제네바 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불과 두 달 만에 유럽에 이어 한국에 오는 셈이다. 한국 수입차 시장이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지난 3월 스페인 헤레즈에서 푸조 207CC 시승회가 열렸다. 시승차는 직렬 4기통 1.6ℓ 디젤 110마력(HDi)과 휘발유 터보 150마력, 수동 5단 변속기를 얹었다. 국내 시판모델은 4단 자동변속기를 단 1.6ℓ(최고 120마력) 가솔린 모델뿐이다.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데 12.6초 걸린다. 최고 시속은 195km. 터보나 디젤 모델은 아직까지 자동변속기 사양이 없어 국내 판매 계획이 없다. 1.6ℓ 가솔린 엔진은 BMW와 공동 개발했다. BMW 미니 쿠퍼에 사용돼 검증을 받았다.

 우선 덩치를 꽤 키웠다. 206CC보다 높이만 24mm 줄었을 뿐, 길이·너비·휠베이스(앞뒤 바퀴 사이 거리)는 각각 202·77·98mm 늘었다.
 앞모습은 한껏 불거진 근육을 예리하게 다듬었다. 연두색 모델은 ‘자동차가 이렇게 예쁠 수 있구나’하고 감탄하게 된다. 차 안의 계기판과 스위치는 한결 쓰기 쉽게 정돈됐다. 대시보드 위쪽까지 가죽으로 감싸 푸조가 대중차라는 것마저 잊게 한다. 트렁크 공간은 쿠페일 때 449ℓ, 컨버터블일 때 187ℓ로 여행용 가방을 넣기에 충분하다.

 207CC는 스위치 하나만 누르면 25초 만에 쿠페에서 지붕을 연 카브리올레로 변신한다. 시속 10km까지 움직이며 지붕을 씌우고, 벗길 수 있다. 외주를 줬던 기존 모델과 달리 207CC의 하드톱 시스템은 푸조가 직접 개발·생산한다. 내구 한계는 1만5000회라고 한다. 21년 동안 하루에 한 번씩 여닫아도 끄떡없다는 얘기다.
 안전성은 흠잡을 데 없다. 뒷좌석 머리받침 뒤에는 전복 때 안전을 지키줄 두 개의 ‘액티브 롤 오버 바’를 숨겼다. 전복을 감지하면 0.025초 튀어나와 탑승객의 머리를 보호한다. 에어백은 운전석 무릎용까지 갖춰 모두 5개다. 유로 안전테스트(NCAP)에서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시트 벨트에는 정면충돌이나 전복 사고 때 당겨 죄는 기능을 담았다. 옥에 티는 기존보다 200kg 정도 늘어난 무게. 이 때문에 핸들링은 가볍기보다는 신중하다. 핸들은 전기모터 방식이어서 저속에선 가볍고, 고속에선 제법 묵직해진다. 가격은 기존 모델보다 대폭 오른 3650만원이다.

허레스(스페인)=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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