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바르셀로나 폐막식|흥겨운 춤·음악…환상의 한마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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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제25회 바르셀로나올림픽의 대미를 장식하는 폐막식은 몬주익 스타디움을 「꿈의축제」로 수놓으며 「춤과 음악의 향연」이 될 것이다.
9일 오후10시(한국시간10일 오전5시)부터 자정까지 2시간에 걸쳐 진행될 폐막식은 스페인 특유의 음악과 춤, 그리고 화려한 불꽃이 바르셀로나의 밤을 장식하는 가운데 16일간 지중해연안을 밝혔던 성화가 서서히 꺼지면서 바르셀로나 올림픽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후안 카를로스 스페인국왕부처의 입장과 함께 막을 올리는 폐막식은 이 지방의 대표적 희극단체인 엘 트리시클레가 출연해 마라톤선수들의 레이스 모습을 회화적으로 묘사, 한바탕 웃음바다를 연출해내면 늘씬한 24마리의 말을 탄 기사들이 펼치는 기마쇼가 그라운드를 진동시킨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국국기가 기수들에 의해 입장하고 관중석에 앉아있던 선수단은 자국 국기가 들어올때 자리에서 일어나 6만5천여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며 이어 그리스·스페인·미국 국기가 게양되고 사마란치IOC위원장의 폐회사, 마라갈 대회조직위원장의 고별사가 뒤따른다.
작별인사를 마친 마라갈위원장은 올림픽기를 사마란치위원장에게 넘겨주고 사마란치위원장은 차기올림픽개최지인 아틀랜타시장에게 이를 인계한다.
이때 몬주익 스타디움에서 펄럭이던 올림픽기가 플라시도 도밍고가 열창하는 『올림픽 찬가』에 맞춰 내려진다.
그리고 몬주익 상공을 밝히던 성화는 세계적인 소프라노 빅토리아 데 로스앙헬레스가 부르는 『새들의 합창』속에 서서히 불꽃을 감추면서 아쉬움의 정적이 한동안 계속된다.
어두움과 정적에 싸인 그라운드는 세계적인 발레리나 크리스티나 오이요스의 정열적인 플라멩코 춤사위로 다시 되살아나면서 「마법의 사랑」이라는 주제아래 아름다운 무희들이 엮어내는 환상적인 무대가 파란 그라운드를 수놓게 된다.
이어 카탈루냐의 대표적 극단인 엘 코메디안테스의 대형 매스게임이 장엄하게 펼쳐지는 순간 폐막식은 절정으로 치닫게 된다.
폐막식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이 매스게임은 우주를 형성하고 있는 네가지 요소인 공기·땅·물·불등이 상징적으로 묘사되면서 우주를 상징하는 직경 9m까리 원통이 수많은 별들을 거느리고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낸다.
「천지창조」를 주제로 6백여명이 등장하는 이 매스게임은 후반부에 들어 「지옥의형상」을 열쳐내면서 높이 50m·길이 1백m에 달하는 악마와 30여마리의 용이 등장, 혼돈스런 우주의 모습을 절묘한 기법으로 연출해낸 뒤 창조주의 천지창조를 나타내는 풍선이 유유히 그라운드에 날아와 평온과 아름다움을 되찾는다는 내용을 그려낸다.
15분간에 걸친 매스게임이 끝나면 호세 카레라스·사라브라이트맨이 『영원한 친구』를 듀엣으로 열창하는 동안 코비를 태운 범선이 지중해를 지나 스타디움 정중앙에 입장하고 코비는 몬주익 스타디움 상공을 뚫고 사라지면서 각국 선수단에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이어 수백발의 폭죽과 밴드의 힘찬 연주가 울려퍼지면서 관중석에 있던 각국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흥겨운 룸바 리듬에 맞춰 한바탕 춤판을 벌이며 축제를 마무리한다.
『우리 모두 아틀랜타에서 다시 만납시다』『안녕, 친구들』.
전세계를 열광시킨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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