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3시20분 김포공항 스카이시티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공정 선거 결의대회'에서다. 결의대회는 나경원 대변인이 "후보자는 경선 결과에 대해 정정당당하게 승복하고 선출된 후보자 중심으로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정 경선 다짐 결의문'을 낭독하고 이에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강재섭 대표와 함께 오른손을 들어 엄숙히 선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결의문에는 ▶당헌.당규상 경선 규칙 지키기▶근거 없는 음해나 비방 안 하기▶깨끗하고 투명한 경선 등이 포함됐다.
앞서 열린 전국위원회는 기존의 경선안(6월 경선-4만 명)을 '8월 경선-23만 명'으로 손질하는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로써 당은 23일께 박관용 전 국회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경선관리위원회를 발족시킨다. 28일께는 당 검증위원회를 출범시킨다.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경선 후보 등록이 이뤄지면 본격적인 경선이 시작된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우리 후보들은 모두가 함께 승리하는 단합된 모습으로 앞장서는 사람을 밀어줘야 한다"며 "우리 후보들을 믿어 달라. 여러분이 믿어야 국민도 우리를 믿는다"고 경선 승복을 다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경선 과정이 치열할수록 아름다운 결론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며 "경선이 끝나면 모든 후보는 오직 한 사람, 한나라당 대선 후보를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17일자 1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선에서 박 전 대표에게 지더라도 그를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박 전 대표도 이날 "경선에 지더라도 돕는 것은 당원의 기본"이라고 화답했다.
경선 승복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행사장에 나란히 앉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여전히 냉랭했다. 행사 시작 무렵 잠시 마주친 두 사람은 웃는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이 전 시장이 "환영하러 나왔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박 전 대표는 "빨간 넥타이를 매셨네요"라며 말을 받았다. 하지만 100분간 진행된 행사에서 두 사람 간의 대화는 그뿐이었다.
다만 두 주자는 '공정 경선'을 한 자씩 나눠 쓴 푯말을 하나씩 들고 '공정 경선'을 제창했고 단상에 올라가 서로 손을 맞잡고 "파이팅"을 외쳤다.
신용호.남궁욱 기자 <novae@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