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벨라 진동시킨 코레아 코레아|태극 4인방 세계 껴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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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마르벨라 실내체육관. 올림픽선수촌옆 지중해만연안에 위치한 6천석규모의 아담한 배드민턴경기장이 4일밤 온통 「코레아」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박주봉(박주봉·한체대조교)-김문수(김문수·부산진구청), 황혜영(황혜영·대전동구청)-정영(정소영·호남식품) 환상의 셔틀콕 남녀 복식조가 멋진 하머니를 빚어내며 종주국인 인도네시아와 중국을 연파, 두번씩이나 태극기가 치솟아 오르자 교포 및 임원들은 또다시 한덩어리가 되었다.
여자단식의 방수현(방수현·한체대)은 인도네시아의 세계랭킹1위 수시 수산티에게 아깝게 역전패해 은메달을 따냈으나 기대이상의 전과였다.
「배드민턴한국」의 메아리가 지중해변의 야자수림에 덮인 마르벨라를 진동시킨 하루였다.
먼저 여자복식. 낙승이예상되던 여자복식은 1세트에서 황혜영이 크게 긴장한 나머지 에러가 속출해 듀스까지 가는 접전끝에 가까스로 18-16으로이겼다. 정소영의 파위넘친 스매싱과 대각에서 내리꽃는 절묘한 드롭샷, 깔끔한 수비가 빛을 발한 세트. 그러나 2세트에서는 처음부터 공수를 이끌며 황혜영의 공백까지 메워주던 정소영마저 어이없는 라인맨의 판정으로 흥분해 경기 리듬이 깨지면서 계속 이끌린 끝에 15-12로완패, 금메달의 꿈이 사라지는듯한 순간이었다.
운명의 마지막3세트.
한국은 중반까지 접전을 펼쳤으나 10-10 동점에서 그간 침묵하던 황혜영의 섬세한 네트플레이로 연속두점을 올려놓고 이어 황이 중국 눙췬화의 가슴을찌르는 스매싱을 성공시켜 14-10으로 리드, 승기를 잡았다. 이후 중국은 끈질긴 추격전을 펴며 14-13까지 따라붙었으나 대세는 이미 기운뒤였다.
매치포인트를 남겨놓은 한국의 정소영이 절묘한 서비스를 구사하자 중국팀이 아웃으로 착각, 멍청히 쳐다보며 리시브를 하지않아 서비스포인트로 대접전의 말미를 장식했다.
한편 남자복식의 박주봉-김문수는 한수위의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인도네시아의 하르토노-구나완조를 일방적으로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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