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세금 너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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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동수(사진) GS칼텍스 회장은 "우리나라는 소득 수준에 비해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18일 말했다. 창립 40주년(19일)을 맞아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 마련한 기자 간담회에서다.

그는 "소득 대비 휘발유 부과 세금은 일본보다 훨씬 많다"며 "정부가 이를 경쟁국인 일본.대만.싱가포르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영토 안에서) 기름이 한 방울도 안 나는 나라에서 석유제품 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세금을 많이 매기는 정책 방향이 있다는 것도 안다"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등이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휘발유 1ℓ당 세금은 한국이 873원으로 일본(482원)의 1.8배다. 1인당 국민순소득(GNI) 대비 세금 수준은 일본의 3.3배다.

허 회장은 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SK㈜.GS칼텍스 등 정유 4사에 담합 과징금을 부과한 데 대해 "담합을 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공정위는 2004년 4~6월 70일간 네 정유사가 가격을 담합 인상해 소비자들이 2400억원의 피해를 봤다며 총 526억원의 과징금을 물린 바 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는 11일 공정위에 이의신청을 냈다.

허 회장은 2조~2조5000억원을 들여 전남 여수 공장에 제3중질유 분해시설을 짓는 계획도 밝혔다. 중질유 분해시설은 값싼 벙커C유(중질유)를 처리해 휘발유.경유 등을 만들어 내는 설비다. 휘발유와 경유의 국제 시세는 배럴당 80~90달러로 벙커C유보다 30~40달러 비싸 중질유 분해시설이 가동되면 그만큼 수익성이 높아진다. GS칼텍스의 제3분해시설은 하루에 중질유 7만~8만 배럴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다. 이미 하루 9만 배럴 처리용량의 제1분해시설을 여수 공장에서 가동 중이다. 연말 완공을 목표로 1조5000억원을 투자해 5만5000배럴 규모의 제2설비를 짓고 있다. 허 회장은 "제3분해시설이 완공되면 GS칼텍스는 아시아에서 가장 수익성 높은 정유회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이날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본사와 협력업체 임직원 1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창립 40주년 기념 행사를 열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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