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실종”/가전·스포츠용품 등 유럽수출 뒷걸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대형 TV 등 대체수요로 “명맥”/방송광고 물량줄자 끼워팔기
기대하던 올림픽 특수가 전혀 일지 않아 업계가 울상이다.
지난 88년 서울올림픽때 평소의 거의 두배이상 판매가 늘어 단군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렸던 가전 및 스포츠용품업계는 이번 바르셀로나올림픽 특수는 커녕 현상유지도 하기 힘든 실정이라고 불평이다.
유럽지역에 대한 수출도 오히려 뒷걸음질쳐 수출업계는 『바르셀로나올림픽은 바르셀로나 동네잔치로 끝날 전망』이라고 일찌감치 기대를 단념했고 광고업계도 올핌픽 관련 광고붐이 일지 않아 냉가슴을 앓고 있다.
가전업계의 경우 올림픽 특수에 힘입어 간편예약 녹화 VCR와 25인치 이상의 대형 컬러TV 등 비디오제품의 판매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해까지 월12만대씩 국내시장에서 팔리던 VCR가 5∼6월에 접어들어 7만대 수준으로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졌고 수출도 월 20만대 수준에서 월 15만대 수준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컬러TV도 월 17만∼18만대의 판매에서 겨우 현상유지를 하고 있는 정도로 대형TV의 판매비중이 늘어나 수익성은 조금 나아졌는데 업계는 『올림픽 특수에 힘입은게 아니고 대형TV로의 대체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스포츠용품업계는 바르셀로나 현지에 실무진을 파견하는 등 올림픽붐을 조성하기 위해 안간힘이지만 이를 매출증가와 연결시키지 못하고 있다.
(주)화승의 경우 5억원의 특별예산을 편성,우리 대표선수단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인도·케냐 등 외국선수단에도 자사브랜드인 르까프 스포츠용품 일체를 지급하고 현지에서 아프터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
코오롱스포츠도 이사를 단장으로 한 실무진을 현지에 파견,같은 방법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고 각 선수단에 경기용품 지원을 할 예정이지만 이들 스포츠용품 업계는 최근 매출부진에 시달리고 있는데 올림픽에 대해서도 한결같이 『당장의 매출보다는 장기적인 이미지제고를 위한 투자』라고 말하고 있다.
방송시간 연장에 힘입어 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컸던 광고업계는 거꾸로 물의를 빚으면서까지 광고 강매에 나설 정도로 물량이 줄어들었고 바르셀로나 올림픽 공식스폰서가 된 국내 회사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방송광고공사의 경우 올림픽관련 광고수입을 당초 1백22억원 정도로 예상했으나 물량이 70억원 정도에 그치자 인기없는 시간대의 광고와 같이 묶어파는 「끼워팔기」 강매로 업계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올림픽을 주제로 한 광고를 제작한 회사도 삼성전자·금성사·대우전자 등 가전3사와 일부 스포츠용품업계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들어 5월말 현재 스페인에 대한 수출은 2억3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2%가 늘었지만 대유럽공동체(EC) 수출은 37억4천만달러에 머물러 거꾸로 9.2%가 줄어드는 등 인접 유럽국가 대부분에 대한 수출이 줄어들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