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해 문닫고 에어컨 가동/「정보사땅 사기」수사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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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자금흐름 얽힌 실타래 같다”/수사검사들 배후질문하면 손사래/공중분해 성무직원들 자구책고심
○자금추적 끝나야 가능
○…분분한 「배후설」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검찰은 배후관련 얘기만 나와도 『자금추적 수사나 마무리돼야 배후고 뭐고 나타날 것 아니냐』며 퉁명스러운 반응.
한 수사검사는 『제일생명 하 사장을 재소한난다면 배후관계로 추궁할 예정이냐』는 질문에 『우선 하 사장의 사건개입 시인을 받아낸 뒤에야 배후추궁을 해도 할 수 있다』며 손사래.
○검사실기자 출입막아
○…정보사부지 사기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은 에너지 절약정책에 부응,지금까지는 청사내 에어컨가동을 중지해왔으나 14일부터 전격 가동하기로 결정.
이같은 결정은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로 수사관들이 모두 지쳐 능률이 제대로 오르지 않는다는 점도 고려됐으나 무엇보다 더위를 이기기 위해 수사관실의 문을 열어 놓을 수 밖에 없어 보안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때문이라는 것.
한 검찰간부는 『최근 수사기록들이 잇따라 언론에 유출된 원인을 분석한 끝에 열어둔 문을 통해 기자들이 쉽게 수사관실을 드나들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돼 냉방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금체불땐 정씨 고발
○…정 사장 등 회사 핵심간부의 구속과 잠적으로 공중분해의 위기에 놓인 성무건설 직원들은 스카우트된 기술자들이 많은 부서를 중심으로 나름대로 자구책마련에 고심하는 모습.
성무건설직원들은 일단 16일 전직원이 모여 대책회의를 갖기로 했는데 법률자문을 구한 결과 『현재 6월분 봉급까지 지불된 상태라 회사측에 보상을 요구할 수 없다』는 조언에 따라 다음달 7일의 급여일까지 기다려본뒤 임금이 체불되면 이를 근거로 노동부에 회사대표인 정씨를 고발,회사자산에 대한 압류 등을 통해 보상을 받을 방침이라고.
이에 대해 한 직원은 『그냥 다른 직장을 구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동안 속아왔던 것을 생각한다면 응분의 보상을 받아도 모자랄 지경』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수사진 1백여명 쩔쩔
○…이번주부터 토지사기단의 자금흐름을 집중추적하고 있는 검찰은 『자금흐름 갈래가 마치 얽힌 실타래같다』고 푸념.
검찰관계자는 『일일이 확인해야할 항목이 예상을 넘어서는 방대한 규모』라고 밝히고 『이 때문에 1백여명의 수사진을 투입해도 손이 달리는 실정』이라며 고충을 토로.
○같은 꽃집서 배달한듯
○…4월20일 성무건설의 개업식장에 진열된 유명정치인들의 화환에 달린 리번의 모양·색깔과 축하글씨체가 모두 비슷했던 것으로 전해져 이들 화환들이 정씨일당이 세과시를 위해 스스로 만들었던 것이 아니냐는 추측.
성무건설의 개업식장에는 여당의 중진 P·K의원 및 전·현직 장관 L·C씨 등의 화환이 진열되어 「배후설」과 관련해 관심을 끌었었는데 당시 개업식에 참석했던 성무건설의 한 직원은 『화환들이 모두 같은 꽃집에서 한꺼번에 배달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기억.
○“절대 팔지 않을 땅”
○…이번 사기사건은 물론 성무건설의 강남연합주택조합 사업에서도 정보사부지와 함께 거래대상으로 지목돼 느닷없이 구설수에 오른 서초동 1500의 1 1천40평짜리 토지는 실제로는 사건과 전혀 무관한 두사람의 소유.
역삼동의 유명 D중국음식점사장 장모씨(40)와 김모씨(28·사업·개포동)로 각각 밝혀진 이들은 『대체 왜 우리땅이 사기대상에 올랐는지 모르겠다』며 마치 사건연루자인듯 엉뚱한 오해나 받게되지 않을까 걱정.
이들은 친구사이인 부친들로부터 78년 각각 명의를 넘겨받아 골프연습장을 운영해오다 최근 토초세신설로 엄청난 세금을 물게되자 지난 3월부터 볼링장을 신축중.
김씨는 『매매제의조차 한번없이 주인 몰래 일을 꾸민걸로 봐 그들은 틀림없는 사기꾼』이라며 『확실한 땅이용계획이 세워져 있어 누구에게도 결코 팔지않을 것』이라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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