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극장가 한국영화 돌풍 장군의...결혼이야기...하얀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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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여름철 한국영화에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주말 개봉된『하얀 전쟁』『결혼이야기』는 첫날부터 지금까지 전회 객석을 채우고 있고, 이번 주말 개봉예정인 『장군의 아들3』도예매표가 빠른 속도로 팔려나가 다음주엔 한국영화가 외화를 제압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펼쳐지게 됐다.
특히 이 세 영화는 각기 장르를 달리하며 사이좋게 안전운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여름대목에는 비슷한 내용의 청소년영화들이 쏟아져 나와 출혈 경쟁하다 자멸하기 일쑤였다.
첫 월남전 소재 영화로 반전을 주제로 한『하얀 전쟁』은 고교·대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이 대거 관람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하얀 전쟁』이 비판적으로 그리는 월남전에서의 한국군 성격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하는데, 특히 직접 참전한 관객들은 전쟁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영화내용을 놓고『사실을 과장했다』『그렇지 않다』며 열띤 논의를 하는 광경도 눈에 띈다.
『하얀 전쟁』을 상영하는 호암아트홀관객이 다소 심각한데 비해『결혼이야기』에는 주로 데이트 족이 몰려와 최민수·심혜진이 벌이는 신혼소동을 보며 즐거워하고 있다.
비디오세대의 발랄함과 색채감각에 초점을 맞춰 재미를 보고 있는 이 영화의 기획그룹「신씨네」는 재빨리 최민수를 최진실과 붙여『미스터 맘마』라는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장군의 아들3』은 서울 개봉관에서만 91년 69만 명,92년 35만 명을 동원한 시리즈의 완결 편으로 30만 명만 들어도 한 시리즈가 1백3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영화계는 이처럼 세 영화에 관객이 몰리는 이유가 ▲대작영화가 끄는 힘과 역사적인 소재에 대한 관심(하얀 전쟁) ▲비디오세대의 취향에 충실한 감각적인 내용(결혼이야기) ▲시리즈의 뒷받침과 임권택 감독의 노련한 액션 연출(장군의 아들3)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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