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종일방영 시청자 무시한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김교수-오늘날 스포츠중계의 중요성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국민의 여가활용이란 점에서도 그렇거니와 TV가 스포츠발전에 기여한 공로는 높이 평가할만 합니다. 수영·체조등 비인기종목들을 TV영상을 통해 최대한 활용, 흥미를끄는 경기로 만든 것이 대표적인 사례지요.
그렇지만 TV3사의 이번 올림픽방송은 적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철야중계입니다. 철야중계자체도문제지만 KBS-1·KBS-2,MBC,SBS등 3개 방송의 4개 채널이 함께방송하고,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중계한다는건 분명 문제입니다.

<전채널 철야 "문제">
▲이간사-그렇습니다. 방송사측의 이같은 계획은 납득하기 어려워요. 항간에선 과열올림픽방송이 에너지낭비다, 과소비를 부추긴다는등의 얘기들을 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시청자가 입을 해악입니다.
최근 YMCA 시청자 시민운동본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시청자 대부분이 종일방송을 반대했고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조차 상당수가 종일방송을 원치않고 있습니다. 일률적으로오후 2∼4시를 빼겠다는 방송사측의 계획은 종일방송이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김교수-저는 입장이 좀다릅니다.오후2∼4시에도 중요한 내용이 있으면 방송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방송사가 YMCA등의조사에 앞서 여론조사를 했어야 합니다. 그래야 시청자들의입장에 기초해 편성할 것이고,언제 생중계를 하고 녹화중계는 언제 방송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식의 합리적인 방송이될것 아닙니까.
▲이간사-방송사측이 시청자들의 의견을 귀담아 듣지 않는게 큰 문제입니다. 사실상의종일방송이 그렇게 필요하다면국민적 이해를 구해야지요.
시청자를 위한 방송인양,시청자의 알권리에 신경쓰는양하지만 그렇지 않는것 같아요. 국민의 일상적인 생활과교양·정보를 위한프로그램을 가능한한 살려내는 가운데 올림픽방송이 이뤄져야 합니다.

<「경기별 차별화」를>
▲김=차제에 올림픽 금메달획득이 바로 국력이라는 시각도 바꿔어야 합니다. 이와함께 이번 올림픽방송이 스포츠 우민화와 국민의 탈정치화를 부추긴다는, 다시말해 정부와 방송사가대선과관련해 국민의관심을 딴데로 돌리려한다는비판의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올림픽은 스포츠의 축제이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아닙니다. 시청자들은 방송이공익성을 우선할때 종일방송이든, 철야방송이든 말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올림픽방송은 광고특수를 노린 방송사의 과잉편성이고 정부도 이를 방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김=외국의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많습니다.
미국·일본의 예는 뒤로하고 대만의 올림픽방송을 한번 봅시다. 우리에겐 가위 충격적입니다. 방송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비용절감차원에서 별도의위성회선사용계약을 피하고 이웃의 홍콩을 통해 화면을 수신한다는 겁니다. 자기네 화면과 올림픽조직위의 영상이 무슨차이가나느냐는거죠.이 나라의 TV3사가 올림픽기간중 1백시간을 편성해놓고도 83시간만 방송하겠다는 거예요. 우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중복편성을 피하기 위해 방송사간 추첨으로 방송순서를 조정한다니철저히 시청자위주의 방송편성입니다. 독일도 제1,제2TV가 격일로 올림픽중계방송을할 계획이랍니다.
밤12시이후 계속 중계하겠다는 종일방송발상은 이해가 안됩니다. 중요한 경기라면 그럴필요도있겠지만그렇지 않은경우에도 중계하겠다고 나서니문제입니다.

<불매운동도 가능>
▲이=정부와 방송위·방송사등에 이번의 여론조사결과를전달했습니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담은 것인데 이를 무시한다면 시청자들은 행동으로 방송사의 잘못을 지적할 수 밖에없습니다. YMCA관련 사회단체와 연계, 사실상의 올림픽종일방송에 참여하는 광고주들의 상품불매운동도 불사할 계획입니다.
▲김=중요한 것은 방송사측의 자율성 확보입니다. 언제까지 정부의 권고와 지도·감독을 받을 수는없지 않습니까.
끝으로 외화낭비라는 지적을 방고있는 대규모중계단파견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군요. 올림픽조직위의 영상이 객관적인 만큼이를 활용, 여기에 해설을 덧붙이는등 방송사들이 비용절감에 애쓰는 모습을 보여야 할겁니다. 【정리=김기평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