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글로벌증시] '투자 신대륙' 중남미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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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해외펀드 투자가 중국.인도 일변도에서 급속히 벗어나고 있다. 그간 많이 오른 이들 지역을 피하고 대신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에 투자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올초엔 주로 일본.유럽펀드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최근엔 동유럽.동남아펀드도 많아졌다. 지난달에는 중남미 펀드까지 등장했다. 신한BNP파리바가 선보인 '봉쥬르남미플러스주식(Class A1)'이 그것이다.

중남미는 2003년을 전후로 새롭게 떠오르는 투자지역이다. 그간의 정치적 불안과 살인적 인플레, 저성장 등에서 깨어나 성장궤도로 진입하고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새로운 투자 대안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최상길 제로인 전무는 "미국과 근접해 지속 성장이 예견되는데다 주가수익비율(PER)도 10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중남미 시장의 양대 축은 브라질과 멕시코다. 자산운용사들이 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라틴아메리카지수로 보면 두 국가의 비중이 중남미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단일 국가로는 브라질이 50%다. 중남미 펀드는 사실상 브라질펀드인 셈이다.

브라질은 2003년초 룰라 대통령이 집권하면서부터 경제의 전환기를 맞았다. 정부지출을 줄이고, 금리와 세율을 인상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수년전부터 고질적인 인플레와 저성장을 벗어나고 있다. 2001년 1.3%에 불과하던 실질 GDP 성장률은 2004년 5.7%로 올라서다.

올해도 4.4%로 예상된다. 대신 과거 정부때 16%에 달하던 인플레이션은 올해 3.5%로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브라질판 뉴딜정책(PAC)도 추진중이다. 룰라 정부는 2010년까지 에너지개발과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2300억달러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주가로 반영되고 있다. 2002년 브라질 보베스파지수 상승률은 -18.8%였으나, 2003년 97.3%로 급반등했다. 지난 5년간 지수상승률은 220.4%에 달했다.

멕시코 역시 물가가 잡히고, 경제성장률이 오르는 등 투자여건이 좋아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멕시코의 2002년 GDP성장률은 0%, 인플레이션은 6.4%였으나, 지난해는 각각 4.8%, 3.6%로 안정됐다. 주가도 개선되고 있다. 2002년 MSCI 멕시코지수 상승률은 -3.03%였으나, 2003년 39.41%로 반등했다. 지난 5년간 지수 상승률은 281.3%를 기록중이다.

이처럼 중남미 지역의 증시가 상승하면서 펀드성적도 따라 올라가고 있다. 해외펀드평가사인 리퍼에 따르면 남미 이머징마켓 펀드(주식형)의 최근 6개월 수익률은 23.48%에 이른다. 이머징마켓의 평균치인 글로벌이머징마켓펀드의 수익률(19.58%)보다 4%포인트 가량 높다. 신한BNPP의 '봉쥬르남미플러스주식(Class A1)'의 1개월 수익률도 4.47%에 이른다.

신한BNP파리바의 김혜원 차장은 "지난해엔 중국.인도보다 주가 상승률이 떨어졌지만, 올해는 이들보다 더 유망한 지역이 중남미"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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