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군무원과 만나고 믿게됐다”/제일생명 윤 상무 일문일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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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씨 등을 알게된 경위는.
▲제일생명의 부동산 담당이사로 재직하며 본사사옥 신축부지를 3년전부터 물색해오다 일이 뜻대로 잘 안되던중 91년 3월 당시 부동산 사정에 밝은 박영기를 통해 소개받게 됐다.
­어떻게 정영진씨 등을 믿게됐나.
▲정씨 등이 교육사업을 하고 있다며 상당한 영향력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고 기회있을 때마다 부동산 관련정보를 제공해준데다 정보사 땅을 법인이 직접 살수 없으나 민간인 「바지」를 내세워 매입하면 가능하다고 제의해 비정상적 방법이긴 하지만 땅만 구입하면 된다는 생각에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합참군무원 김영호씨와 체결한 부동산매매계약서 원본·9033부대장과 맺은 합의각서 등을 보여줘 더더욱 믿게 됐다. 또 김씨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해 5월9일 만났으며 그때 국방부 출입증을 보여주며 걱정말라고 해 믿었다.
­계약서 등이 눈으로 보기에는 허술한 것인데 어떻게 진짜라고 생각했나.
▲정씨 등이 자세한 것은 자신들에게 맡겨달라고만 해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
­언제부터 정씨 등을 의심하게 됐나.
▲약속대로 은행에 돈을 예치한뒤 3∼4개월이 지나도 아무런 진전이 없어 계속 독촉하자 『일을 망치려하느냐』며 위협하기 시작했고 어음발행후부터는 『93년 6월께에야 토지 등기가 가능하다』고 처음과 다른 말을 해 일이 뭔가 잘못되고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군 관계자들이 배후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굳은 표정으로) 나로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다. 나중에 개인적으로 확인해 보았으나 김영호라는 사람이 합참에 근무하고 있다고 해 정말로 땅을 불하받을 수 있는 것으로만 생각했다.
­항간에 윤 상무도 이 사건에 깊이 개입돼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는데.
▲(화를 벌컥 내며) 무슨 소리냐. 나도 엄연한 피해자다.
모든 것은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다.
­가짜통장이 만들어진 사실은 알고 있었는가.
▲1월초 통장개설때 받은 통장을 그대로 보관하고 있다. 가짜통장을 받은적 없다.
­다시 한번 묻지만 몇백억원대의 부동산계약을 어떻게 그리 쉽게 믿고 추진했는가.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 일이 잘될줄만 알았지 이렇게 될줄은 정말 몰랐다.<김병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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