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기형수술 성공… 김미경양 고향서 “환영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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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제얼굴 찾은 미경이가 돌아왔다”/주민들 “이 아이가 정말 그 아이냐”놀라/친구들도 “미인되어 좋겠다”축하 연발
『제 얼굴 찾은 미경이 환영.』
중앙일보·삼성생명·얼굴기형 돕기회의 공동사업인 「얼굴없는 이웃에 제얼굴 찾아주기운동」 첫 사업으로 자신의 모습을 찾은 김미경양(14·대성중2)이 집으로 돌아간 3일 오후 전북 고창군 대산면 춘산리 마을은 온통 잔치분위기였다.
마을 집앞에 환영플래카드를 내걸고 기다리고 있던 주민 20여명,같은반 친구 30여명 등은 미경양이 차에서 내리자마다 한달만에 전혀 다른 얼굴로 돌아온 미경양을 둘러싼채 제2의 인생을 축하했다.
『어허,참 좋은 세상임에는 분명할세 그려. 눈매를 뜯어보지 않고서는 그 아이인지 참말로 몰라보겠구만.』 정상묵씨(71) 등 마을주민들은 미경양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달 11일 서울 백병원에서 백세민박사팀의 집도로 7시간에 걸쳐 튀어나온 눈과 턱을 수술받고 입원해있다 퇴원,집으로 돌아온 사춘기소녀 미경양의 「눈에 가장 크게 들어오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대성중 2학년3반 친구들이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미경양에게 잘 대해주었지만 얄궂은 친구들이 놀려대거나 일부 친구들이 『얼굴이 무섭다』며 따돌림해 여린소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나 이제 정상적인 모습으로 어울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턱뼈 교정수술후 치아를 맞물리게 하는 치료를 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 말을 제대로 못하지만 친구들을 만난 미경양의 얼굴에는 함박꽃 같은 웃음이 시종 떠나지 않았다. 같은반 짝꿍인 송문영양(14)은 『치과치료가 끝나 말을 제대로 할때까지 힘껏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다.
다른 친구들도 『시집가야 할텐데 너무 잘됐다』는 당돌한 축사(?)를 비롯해 『얼굴이 갸름해지고 몸도 날씬해진 것 같다』『미인이 됐다』는 등 축하의 말을 안겨주었다.
미경양이 제 얼굴을 찾은데 가장 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사람은 역시 부모.
아들 병수군(13·중1)이 지난봄 영화배우 김지미씨 등이 회원으로 있는 얼굴기형 돕기회의 단독지원을 받아 역시 같은 얼굴기형을 수술받은데 이어 이번에 미경양이 제 모습을 찾았기 때문이다.
농촌의 어려운 살림속에서 1인당 9백만원이나 드는 수술을 엄두도 못냈던 부모 김옥남(42)·황혜숙(34)씨는 현대의학과 얼굴기형돕기 캠페인의 손길에 『감사한다』는 말을 거듭했다. 격려차 찾은 최영수고창군부군수(59)도 미경양 가족에게 축하의 선물을 내놓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열심히 공부해 여러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친구들의 손을 꼭 잡은 미경양은 눈물맺힌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고창=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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