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말보다 일 잘하는 대통령 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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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선 출마 선언

"말 잘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일 잘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0일 17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의 대선 컨셉트는 '일 잘하는 대통령'이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염창동 한나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잘사는 국민, 따뜻한 사회,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의 출마 회견장엔 박희태 전 국회 부의장을 포함해 한나라당 의원 35명이 배석했다.

이 전 시장은 "저는 늘 일하는 사람이었고, 일하는 법을 아는, 말이 아닌 일로써 승부하는 사람"이라며 "국가 최고 권력자가 아니라 국가의 최고 경영자가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또 "대한민국 낙관의 역사가 비관의 역사로 바뀌고 있는 건 무능한 이념 세력이 나라를 제대로 이끌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무능한 세력을 유능한 세력으로, 불가능하다고 믿는 일을 가능하게 만드는 창조적 리더십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국운을 융성케 할 창조적 프로젝트로 ▶대한민국 747(7% 경제성장, 4만 달러 소득, 세계 7대 강국) 프로젝트▶한반도 대운하▶국제 과학비즈니스 도시를 들었다.

이명박 캠프의 백성운 행정실장은 이날 이 전 시장을 대신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서승욱 기자

박근혜, 경선 불참 시사

"차라리 1000표를 더 드릴게요."

10일 오후 2시20분쯤 수원 경기문화포럼 창립식에 참석하러 온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골프 할 때 핸디캡을 주고받듯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돌발적인 제안을 했다.

기자가 "이 전 시장이 '강재섭 중재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는데"라고 묻자 박 전 대표는 "제가 이렇게 제안할게요. 1000표 드릴 테니 원래 합의된 룰(8월 경선-20만 명)대로 하시죠"라고 말했다.

그는 "한 분 때문에 당원들이 애써 만든 공당의 룰이 무너지고 있고 신뢰가 떨어져 국민의 인식이 안 좋게 되는 것보다 (내가 표를 주는 것이) 낫다"며 이같이 얘기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고양시 덕양갑.을 지역구 당원간담회에 참석해 "이런 식으로 하면 한나라당은 원칙도 없는 당이고, 경선도 없다"고 말했다. 경선 불참을 시사하는 발언을 흘린 것이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이 '탈당이나 경선에 불참하는 것이냐'고 질문하자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 합의안대로 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라고 답했다. 그는 이날 밤 MBC와의 인터뷰에서 강 대표 중재안의 전국위원회 상정과 관련, "밀어붙여 통과시키려는 시도는 당을 망치는 것이며 기네스북에 오를 일"이라고 했다. 또 '1000표를 드리겠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 "기본적으로 당을 흔들지 말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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