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호 불방망이 '빅초이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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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최희섭의 국내 복귀 소식에 KIA 장성호의 방망이가 바빠졌다.

올 시즌 0.257로 부진했던 9년 연속 3할 타자 장성호는 10일 LG와의 광주 홈 경기 2회 두 번째 타석에서 LG 왼손투수 봉중근의 139㎞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120m짜리 우월 3점포를 뽑아냈다. 이날 장성호는 4타수 3안타.3타점.2득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장성호는 빼놓을 수 없는 KIA의 중심타자이면서 붙박이 주전 1루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출신 최희섭이 돌아오면 얘기가 달라진다. 최희섭 영입 발표 후 서정환 KIA 감독은 "일단 최희섭을 1루수로 기용할 생각"이라며 장성호를 외야수로 돌릴 뜻을 밝혔다.

장성호는 "최희섭과 경쟁 같은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 팀이 원하면 어떤 포지션이라도 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문 두산 감독은 "장성호 같은 타격 자세로 꾸준히 3할을 친다는 것은 재능이 대단하다는 얘기다. 절대 최희섭보다 열등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장성호가 외야수로 빠진다면 이번엔 좌익수 서튼의 입지가 흔들린다. 지명타자 자리를 노려야 하지만 이미 이재주가 버티고 있다. 올 시즌 0.274, 3홈런으로 노쇠 기미가 뚜렷한 37세의 서튼은 이날 1회 삼진으로 물러난 뒤 2회 이종범과 교체됐다. 최희섭 영입을 위해 미국에 갔던 정재공 KIA 단장과 조찬관 전력분석팀장이 서튼을 대체할 외국인 투수 영입 작업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장성호의 맹타도 KIA의 5연패를 막지는 못했다. KIA는 2회까지 5점을 먼저 뽑고도 홈런 세 방으로 6득점 한 LG에 5-7로 무릎을 꿇었다.

롯데는 선두 SK와의 원정 경기에서 10회 연장 끝에 4-3, 한 점 차 승부를 승리로 이끌었다. 최근 교체설에 시달리는 롯데 호세는 3회 125m 투런 홈런으로 팀 승리를 도왔다. 22경기 만에 나온 시즌 1호 홈런이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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