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오심"…축구장 멍든다|사례-판정 항의하자 이튿날 주먹질|차범근 감독 심판 불만 흥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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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축구심판이 도마 위에 또다시 올려졌다.
최근 들어 프로·아마경기에서 판정시비가 잇따른 가운데 심판의 잦은 오심과 경기운영 미숙 등「심판자질론」이 축구계의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심판판정을 둘러싼 잡음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나 최근 들어 이로 인한 그라운드 폭력마저 빈번해져 심각한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판정시비와 관련해 이상권 심판이 폭력을 휘둘러 경찰에 피소됐다.
사건의 발단은 전날 효창구장에서 벌어진 대통령금배 고교대회 16강전인 운봉고-문일고 경기의 주심을 맡은 이씨가 경기도중 자신에게 거칠게 항의한 이호길 운봉고 감독을 폭행한 데서 비롯됐다.
주심 이씨는 경기도중 판정에 대해 이 감독이 거칠게 항의하자 이튿날 뒤늦게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또 프로축구 아디다스배 대회 2차전이 치러진 17일 현대-일화의 동대문 경기에서는 2-0으로 앞서던 현대가 후반19분 일화 이상윤에게 페널티킥을 선언하자 차범근 현대감독은『명백한 오심』이라며 벤치를 박차고 나서는 등 흥분을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30일 유공-LG전에서 2-1로 패한 유공은『더이상 편파 판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 팀 해체 불사의 강경자세를 보였고 지난 5월9일 유공-포철전의 오심과 관련, 협회는 심판 2명에 대해 3개월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이처럼 심판 판정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은 수준 낮은 심판진의 자질이 주된 요인. 이 때문에 오심이 잦아 팀 감독들로부터 불신 당하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국내 축구심판은 모두 80명(1급 56명·2급 24명). 이 가운데 실업·프로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심판요원은 고작 20명 안팎인 실정.
이에 대해 최창신 축구협회 수석부회장은『심판강습회 등을 통해 자질함양을 꾀하는 한편 조만간 심판 전담제를 실시, 제도적인 보완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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