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고교생 장기기증/4명에 “새 생명”/서울중앙병원 시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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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서울중앙병원 장기이식센터 한덕종박사(44·일반외과)팀은 18일 오전 오토바이를 몰고가다 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권영일군(18·제천고 2년 중퇴)으로부터 떼어낸 각막·신장 각 2개씩을 시각장애자 오모(36)·신부전증환자 박모(46)씨 등 4명에게 이식수술했다. 이에 앞서 병원측은 17일 오후 5시부터 4시간에 걸쳐 권군 가족으로부터 기증받은 권군의 간·췌장·신장·각막 등 4개부위 6개의 장기를 떼내는 수술을 했다.
떼어낸 장기중 간수술은 대상환자가 갑자기 폐렴증세를 보여 실패했고 췌장수술도 권군의 혈액형과 같은 AB형 환자를 찾지못해 수포로 돌아갔다.
권군은 14일 오토바이 충돌사고로 원주기독병원에 입원,뇌사상태에 빠지자 아버지 권태진씨(54·무직) 등 가족들이 젊은 죽음이 너무 아까우니 생명을 살리는 의의있는 일을 하자고 논의,「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장 박진탁목사·56)를 통해 서울중앙병원에 장기를 기증해 수술이 이뤄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뇌사가 아닌 심장정지사만을 사망기준으로 인정하고 있는데 이번 장기이식수술로 윤리적·법적논쟁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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