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외국 진로교육 이렇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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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공업선진국들은 국민학교 진로교육을 일찍부터 중요하게 생각해 이를 위한 연구와 교육프로그램개발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독일의 경우 우리 나라의 국민학교에 해당하는 4년제 기초학교를 마치면 학문적 재능이 뛰어난 소수의학생만이 인문계중등학교에 진학하고 나머지 70∼80% 학생들은 실업계통 학교로 진학한다.
독일은 학교가 이론지도와 교양교육을 맡고, 사업체가 실기·실습지도를 맡는 방식으로 이원화돼 있다. 실업계통의 학교를 졸업한 학생은 궁극적으로 마이스터가 될 수 있다. 마이스터는 최고의 기능보유자로서 사회에서도 존경받으며 중산층이상의 삶을 보장받는다.
미국도 국민학교의 진로교육을 70년대 초부터 교육개혁차원에서 추진, 거의 전 학교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급해 어릴 때부터 일의 세계를 인식하고 일과 관련지어 미래의 생활에 대비한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실용적인 생활문제에 중점을 두어 특별학습 등을 통해 내면화·구체화해 학생들에게 적용하고 학생의 흥미·적성·능력에 맞춰 잘 적응할 수 있는 내용들을 학년수준에 맞게 교육하고있다.
일본도 직업교육에 대한중요성을 일찍부터 인식하고 교사·학부모·사회가 모두 동참해 진로교육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특히 교사들이 「진로지도협회」라는 단체를 만들어 교사들끼리 모여 진로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학습자료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대만은 이미 50년대부터 전체 교육제도를 직업교육중심으로 정착시켜 인력의 「인문화 경향」을 조기에 차단하고 전국민의 기술인력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국민학교때부터 진로교육을 강화해 중학교를 졸업하면 70%이상이 직업계통의 학교로 진학토록 돼있다. 60년대에는 실업계고교를 확충해 제조업발전에 필요한 기능인력양성기반을 마련했다.
우리 나라도 늦은 감은 있지만 89년부터 각 시·도 교육연구원에 진로교육연구부를 두어 학교현장에 자료 등을 지원하게 돼 다행스럽다.
그러나 선진국들은 진로교육을 평생교육이라는 개념으로 정착시켜 중요한 교육과정으로 보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진로교육을 「진학지도」 「직업교육」으로만 생각하는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박숙자<서울시교육연구원 교육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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