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초 핵 실험기지 관광단지로 개발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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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칭하이성의 첫 원자폭탄 실험기 안에 설치된 수소 폭탄 실험 모형. [신화통신]

중국 최초로 핵실험을 했던 '원자폭탄 마을(原子城)'이 처음 공개됐다.

베이징만보(北京晩報)는 3일 중국의 첫 원자폭탄의 개발.실험기지였던 칭하이(靑海)성 하이베이(海北) 티베트족 자치주 시하이(西海)진을 최근 일부 취재진에게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의 공식 명칭은 칭하이성 국영 221공장이지만 그동안 '원자폭탄 실험도시'로 통해 왔다.

일반인에게 개방된 지하 핵실험 지휘센터는 지하 9.3m에 견고한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졌다. 이곳은 핵개발 초기에 지휘와 통신 기능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1995년 이곳이 원폭 개발.실험기지로서 역할을 마쳤다며 전 세계에 폐쇄를 발표했으나, 그동안 이곳의 대외 공개는 꺼려 왔다. 중국 국무원은 2005년 이곳을 '국가 애국주의 모범기지'로 지정해 애국심을 고취하는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 왔다.

중국의 건국 지도자인 마오쩌둥(毛澤東)은 64년 이곳에서 자국의 첫 핵실험을 하도록 지시했다. 마오는 56년 소련의 최고실력자인 니키타 흐루쇼프(흐루시초프) 총서기의 스탈린 격하 발언 이후 소련의 지원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독자 생존을 모색하기 위해 핵 개발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설적이지만 중국의 안보를 위해 외국 세력을 배척해 온 핵실험 기지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은 외화를 벌어들이는 '개방 전초기지'로 거듭나고 있다.

칭하이성이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해 내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현지 주민들도 핵 개발.실험 때문에 수십 년 동안 사실상 폐쇄돼 온 이곳에 앞으로는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와 지역경제 발전에 보탬을 주길 바라고 있다.

베이징=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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