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청이」종합 시술 길 열렸다|서울대학교병원 전문「클리닉」개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흔히「언청이」로 불리는 구순열·구개열 환자만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클리닉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지난1일 서울대병원 성형외과에 개설됐다. 이 전문클리닉 책임교수 김진환 교수(서울대 성형외과)는『성형외과·치과·이비인후과·언어치료팀 등 언청이 시술에 필요한 4개 분과의 전문 팀이 공동으로 진료를 담당해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언청이 시술이 가능케 됐다』고 말했다.
또 환자들은 편리하게 한곳에서 진료를 받음으로써 지금까지 4개 분야를 전전하면서 감수해야했던 불편함과 긴 시간·노력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입술이 갈라져있는 구순열, 입천장이 갈라져있는 구개열은 태생기 첫8주 내에 생기는 선천성기형질환. 한국에는 약5만∼7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데 안면기형 중에서는 가장 발생빈도가 높다. 증상에 따라 구순열·구개열이 함께 오는 경우가 환자의 약 절반정도며 구순열·구개열만 있는 경우는 각각 25%정도 된다.
언청이의 원인은 여러 가지로 유전적 요소와 돌연변이, 임신 중 약물복용 등을 들 수 있다.
서울대 김석화 교수(성형외과)는『언청이수술은 입술이나 입천장 성형뿐 아니라 변형된 코 성형과 함께 잇몸교정, 그리고 귀의 질환이나 발음교정까지 함께 종합적으로 해야 하는 복잡한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입술이 갈라져있으면 잇몸도 특정부위가 당겨 올라가 기형이 되며 동시에 잇몸을 받침으로 한 코도 한쪽이 내려앉아 있게 된다. 따라서 서로 연결돼 있는 입술·잇몸·코 중 어느 한 부분이라도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할 때는 수술을 해도 어색한 모양이 되기 쉽다.
지금까지는 대개 분과별로 수술을 하고 시간도 오래 걸리며 환자가 각 전문의를 일일이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과 어려움이 있었다. 구순열은 생후 3개월 전후에, 구개열은 12∼18개월에 수술을 해왔으며 코 성형은 14∼16세에, 치과교정은 국민학교 때 해왔다.
그러나「구순열·구개열 전문클리닉」에서는 생후 2주부터 구순열 수술이 가능하다. 이때관련 전문의들의 협의아래 코 수술과 잇몸교정도 함께 해 치료가 종합적이며 보다 완벽하게 이뤄질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잇몸의 기형이 심할 때는 7개월 정도에 수술을 한다.
12개월에 실시하는 구개열 수술에서는 귀의 이상도 함께 치료한다. 구개열 환자는 거의 1백%는 물이 찬 중이염에 걸려있고 따라서 청력이상으로 언어발달에 장애가 오는 수가 많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도 계속 검진을 하며 3세 전후에서는 언어평가를 통해 이상이 있을 때는 언어치료사가 언어지도를 한다.
이 전문클리닉은 매주 월요일 오후 1∼3시에 진료한다.
한편 한국심장재단((414)5321∼3)은 15세 이하의 선천성 두안면 기형환자(언청이도 포함)중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수술비의 50∼90%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벌이고 있어 해당자는 이용할 수 있다. <문경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