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고기 시장/또 개방압력 시달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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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1일부터 미·호 등 3국과 2차협상/시기·쿼타량 최대쟁점/“97년 7월 완전개방” 요구 확실
쇠고기 수입 통상마찰이 3년만에 재연되게 됐다. 오는 11일부터 우리나라와 미국·호주·뉴질랜드가 제2차 쇠고기 수입쿼타협상을 벌이게 돼 쇠고기 수입 완전개방 시기와 수입쿼타 확대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게 된 것이다.
87년에는 우리의 쇠고기 자급률이 1백%였으나 88년부터 수입을 재개하면서 지난해에는 자급률이 44%(수입쇠고기 비중 56%)로 떨어져 쇠고기 수출국들은 자신감을 얻고 빗장을 더 열라며 통상마찰로 몰고 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완전개방시기는 늦추고 수입쿼타 확대는 최소한에 그치게 한다는 전략이나 얼마나 실리를 읽어낼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등 수출국들은 이번 협상에서 ▲97년 7월부터 쇠고기 시장 완전개방 약속 ▲수입쿼타 대폭 확대 ▲고급육 수입창구인 동시매매입찰제도(SBS)의 입찰량확대 및 국내 수입선다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축산업계는 이에 지난달 21일부터 쇠고기 수입개방저지 및 SBS제도 확대저지를 위한 서명운동을 벌여 3일까지 1백54만명의 서명을 받아 목청을 높이고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이번 협상에서 민감한 쟁점은 97년부터 완전 수입개방을 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 문제는 89년 10월의 GATT(관세·무역일반협정) 결정사항에 대한 해석을 우리와 수출국들이 달리하고 있어 빚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쇠고기 개방문제를 97년 7월까지 GATT규정(우리해석은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일치시킨다는 의미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미국 등은 UR협상과 이 문제는 별개이며 97년부터 완전개방을 해야한다는 의미라고 맞서고 있다.
수입쿼타문제는 90∼91년사이 우리의 수요 폭발로 쿼타보다 실제수입량이 두배이상이어서 우리는 92년 쿼타인 6만6천t을 기준으로 소폭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미국 등은 적어도 91년 실제수입량 12만5천t 이상으로 크게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고급육에 자신을 갖고 있는 미국은 고급육 수입창구인 동시매매입찰제도(전체 수입량중 7%)의 쿼타를 늘리고 현재 축협 등 세곳으로 제한되어 있는 참여 업체를 일반민간업체로 확대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정육점단체 등 일부 유통업체가 이 입찰 참여를 추진하고 축산단체는 반발하고 있어 미묘한 현안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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