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핵 상호사찰/한 미 일 대책 조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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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 군축처장·일 대북수교회담 대표 방한
로널드 레먼 미 군축처장이 31일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이상옥외무·최세창국방장관과 공노명남북핵통제공동위원장·임동원통일원차관 등을 만나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은 이후의 남북한간 협상대책을 협의한다.
레먼처장은 북한의 동시사찰 주장에 상호사찰로 역공세를 취하도록 하는 협상전략을 마련했던 주역이어서 사찰규정을 둘러싸고 교착상태에 빠진 남북핵협상에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북한수교교섭 일본측 수석대표인 나카히라 노보루(중평립) 대사도 1일 방한,남북핵사찰 규정협상 내용을 설명듣고 대북한 교섭에 상호사찰문제를 강력히 요구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30일 『한미 양국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뿐만 아니라 상호사찰도 받아야 하며 그 이전에는 실질적인 남북교류·협력의 진전이나 미국·일본의 대북관계 개선이 이루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조금도 변화시키지 않고 있다』며 『특히 사찰규정에서 「상호성」과 「특별사찰」은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최근 일본정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을 수용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유화적인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온건론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북한이 강제성이 없고 제한적인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만으로 외교적인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는 이상 3국 정부는 상호사찰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30일 한·미·일 3국 실무자간에 국제원자력기구 사찰이후 상호사찰에 집중할 공동대응전략을 협의한뒤 내달초 3국 정책당국자간 협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며 『제6차 핵통제공동위원회는 북한측이 통고해오게 돼 있으므로 당초 북측이 제의한대로 국제원자력기구이사회가 열린 뒤인 16일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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