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여성 기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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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두 자녀를 둔 31세의 가정주부다. 약 2년전에 두번째 아이를 임신하면서 얼굴에 기미가 생겼다. 아이를 출산하고 나면 자연히 없어진다는 말에 그대로 두었더니 지금까지 없어지기는커녕 점점 까맣게 변하면서 더욱 악화됐다. 약국·병원에 가봤으나 별 진전이 없는데.
(답)기미는 30∼40대 여성에게 흔히 생기는 피부질환으로 발생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뺨과 이마, 귀밑이나 턱 부위에 거무스름하게 얼룩이 지는 기미만큼 중년여성을 속상하게 하는 피부질환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20대 여성, 혹은 임신 등이거나 폐경기의 여성에게도 자주 발생하는데 출산 후에 보통 서서히 소실되나 그대로 남아있기도 한다. 기미는 연한 갈색으로부터 진한 갈색에 이르기까지 동전 또는 계란모양의 불규칙한 반점이 얼굴에 나타나는 것인데 봄·여름에 발생하거나 악화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미가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햇볕 속의 자외선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려는 생리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여성호르몬의 활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여성호르몬이 왕성한 활동을 하게 되는 임신기간에 기미를 형성시킨다고 한다. 그러나 임신하지 않은 20대 여성에게 기미가 생기는 이유는 경구피임약의 복용 때문이다.
이밖에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는 사람이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 사람에게는 어김없이 색소 침착이 있다. 기미가 일단 생기면 1백% 제거하는 방법은 없으며 무분별한 치료는 색소 탈실을 가져와 더욱 흉하게 된다.
기미를 없애기 위해서는 우선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과 수면이 필요하며 고른 영양을 섭취토록 하고 외출시에는 일광차단제나 파운데이션을 기미가 있는 부위에 발라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하이드로퀴논과 레티노이드의 복합제제 연고가 비교적 효과 있는 약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용하면 색소가 부분적으로 영구치 없어져 백반증 환자처럼 오히려 보기 흉하게 된다. 다량의 비타민C와 E, 글루타티온제제의 복용은 멜라닌색소의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므로 연고와 병용해서 치료하면 효과가 좋다. 【박윤기 교수<연세대 의대·피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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