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서 낭보… 남자 20km 박칠성·김현섭 종별육상서 나란히 한국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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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박칠성(右)과 김현섭이 남자 20㎞ 경보 레이스에서 나란히 역주하고 있다.[대한육상경기연맹 제공]

침체에 빠진 한국 육상이 경보에서 희망을 찾았다.

국내 경보 쌍두마차 박칠성(25)과 김현섭(22.이상 삼성전자)은 1일 경기도 고양시 도로에서 열린 제36회 전국종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 경보에서 각각 1시간20분20초와 1시간20분54초로 골인, 동반 한국신기록을 작성했다. 특히 박칠성은 종전 한국기록(1시간21분29초.신일용)을 1분 이상 앞당겼다.

박칠성과 김현섭의 고속 레이스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각국 경보 챌린지에 끊임없이 출전한 것이 '뒷심'으로 작용했다. 두 선수는 2004년부터 유럽.아프리카.북중미.남미.아시아를 가리지 않고 대륙별 경보 투어에 참가했다.

특히 세계기록 보유자 예페르손 페레스(에콰도르),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바노 부르그네티(이탈리아), 세계랭킹 1위 리가보(중국) 등이 모두 참가한 3월 24일 중국 선전 대회에서는 각각 10위와 1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세계랭킹은 김현섭이 23위, 박칠성이 28위다.

경보팀 이민호 코치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하다 보니 두려움이 사라졌다. 4년 전부터 뿌려온 씨앗이 이제 열매를 맺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폴란드 출신인 보단 코치가 엄격하게 자세를 교정, '파울'을 퇴치한 것도 큰 힘이 됐다. 두 선수는 8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2007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10위 이내 진입을 '현실적인 목표'로 잡았다.

생애 처음으로 팀 내 라이벌 김현섭을 이긴 박칠성은 "중국 쿤밍에서 겨울 훈련을 알차게 소화한 게 결실을 보았다. 초반 4㎞까지는 페이스가 늦었는데 8㎞부터 현섭이와 함께 가면서 스피드를 낼 수 있었다"며 "오사카 세계대회에서 10위 안에 들고 내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메달권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도하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김현섭도 "무릎 통증으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한국신기록이 나왔다. 내년 올림픽에서 한국 경보 사상 최초로 메달을 따내는 게 목표"라며 각오를 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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