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취임 4년 만에 한국과 일본을 방문한다. 한국은 10일부터 11일, 일본은 11일부터 13일까지다. 중국 총리로서는 2000년 주룽지(朱鎔基)에 이어 7년 만이다. 이웃 국가와의 우호를 강조하는 선린(善隣)외교가 중국 외교정책의 한 근간임을 감안할 때 이례적이다. 원 총리의 한ㆍ일 방문이 늦어진 이유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일본 총리에게 있다. 그의 고집스러운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로 중ㆍ일 관계가 얼어버린 것이다. 지난해 10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중국을 찾을 때까지 양국 관계는 6년간 경색돼 있었다. 그 기간 원 총리는 한국을 단독 방문할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 한ㆍ일에 균형을 맞추려 한 것이다. 이번 일정도 그렇다. 일본은 원 총리가 단독으로 일본을 방문하거나 또는 일본을 먼저 찾기를 바랐다고 한다. 그러나 원 총리는 한국을 먼저 방문한다. 대신 체류 기간은 일본이 하루 더 길도록 배려했다.
원 총리는 한국에서 기업으로는 SK텔레콤을 찾고, 한ㆍ중 수교 15주년을 기념하는 ‘한ㆍ중 교류의 해’ 개막식에 참석한다. 노무현 대통령과의 회담이 있지만, 원 총리 자신은 한국 대선의 향배를 가늠해 보기 위해 각 당 대표들과 만나는 데 더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도쿄에선 중국 영도인으로선 22년 만에 처음으로 일본국회에서 연설한다. 일왕도 만나고, 아베 총리와의 회담에선 양국 현안인 동중국해 가스전 개발문제에 대해 협의한다. 그러나 관건은 아베의 지난해 방중이 얼음을 깨는 파빙지려(破氷之旅)였다면, 원 총리의 이번 방일이 원 총리 말대로 얼음을 녹이는 ‘융빙지려(融氷之旅)’가 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원 총리는 교토(京都)대학에서 학생들과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구까지 하겠다는 원 총리가 얼마나 중ㆍ일 관계에 쌓인 얼음을 녹일 수 있을지 관심이다.
9일 동티모르 대통령 선거
13~17일 미얀마 물축제 (Water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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